후베이성 봉쇄로 갇혀있던 홍콩인 코로나19 감염 사망
성내 홍콩인 2천700명 달해…홍콩 정부에 'SOS'
日 크루즈선에서 돌아온 홍콩인 중 확진자 발생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후 봉쇄령이 내려진 중국 후베이(湖北)성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홍콩인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처음으로 사망한 사례가 발생했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전날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에 남아있던 77세 홍콩인 남성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23일부터 차례로 내려진 우한과 후베이성 봉쇄령으로 인해 후베이성을 빠져나오지 못한 홍콩인이 사망한 첫 사례이다.
현재 우한시를 비롯해 후베이성 내에 남아있는 홍콩인은 2천700여 명에 달한다.
특히 이들 가운데에는 임신부, 만성질환자, 갓난아이가 있는 가족 등이 상당수여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홍콩 내 친중파 정당인 민주건항협진연맹(민건련)과 홍콩공회연합회는 자신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후베이성 내 홍콩인이 683명에 달하며, 이들 가운데 9명의 임신부가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홍콩 정부는 샤오간(孝感), 잉청(應城), 첸장(潛江) 등 후베이성 내 3개 도시에 각각 있는 3명의 임신부와 접촉했으며, 이들과 계속 연락하면서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향후 2개월 내 출산이 예정됐다.
민건련 등은 "생후 6개월이 안 된 갓난아이가 있는 가족도 3가구가 있지만, 이들은 분유를 구하는 것마저 어려운 실정"이라며 "홍콩에서 3월 말 대입 시험을 치러야 하는 수험생이 있는 가족도 있다"고 전했다.
현재 후베이성 내 홍콩인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은 총 10명이다. 이 가운데 9명은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으며, 1명은 중태이다. 나머지 1명은 퇴원했다.
홍콩 내에서는 홍콩 정부가 하루빨리 후베이성 내 홍콩인을 데려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이를 조속히 실행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후베이성 전역에 흩어져 있는 2천700여 명의 홍콩인을 집결시키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이들이 홍콩에 돌아온 후 격리할 시설을 마련하기도 쉬운 일은 아니다.
홍콩 정부가 일본에 전세기를 보내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에서 홍콩인 승객들을 데려오자 이들을 격리할 시설 주변에 있는 주민들은 거센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홍콩에 돌아오자마자 포탄 지역에 있는 신축 공공 임대 아파트에 격리됐으며, 14일 후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반응이 나오면 격리가 해제된다.
크루즈선 내 홍콩인 승객은 총 364명이었는데, 홍콩 정부는 지난 22일까지 모두 3차례에 걸쳐 전세기로 총 208명을 데려왔다.
격리시설 주변 주민들은 이들로 인해 코로나19가 인근 지역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데, 실제로 68세 남성이 홍콩에 돌아온 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밖에 4명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여 확진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 크루즈선에서 돌아온 68세 남성을 비롯해 홍콩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전날까지 총 74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2명이 사망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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