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중국인 입국금지에도 코로나19 급속 확산(종합2보)

입력 2020-02-23 23:43
이란, 중국인 입국금지에도 코로나19 급속 확산(종합2보)

이란 코로나19 사망 8명으로 늘어…"중국 출장 이란인이 감염원"

"중국행 직항 중단하자 경유편으로 방문"…중국외 최다 사망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국영방송은 23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자 2명이 더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이란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 수는 8명으로 늘었다. 이란에서는 지난 19일 코로나19 감염자가 처음 확인된 이후 사망자가 증가해 나흘 만에 중국을 제외하고 가운데는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나라가 됐다.

이란 보건부는 사망자를 포함한 코로나19 확진자가 23일 현재 전날보다 15명 늘어난 43명이라고 집계했다. 또 785명이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여 검사 중이라고 발표했다.

새로 확진된 환자는 이란 내 '진원'으로 지목되는 곰(7명)을 비롯해 테헤란(4명), 북부 길란주와 마즈다런주(2명, 1명), 중부 마르카지주(1명) 등으로 코로나19의 확산 범위가 커지는 모양새다.

이란 정부는 우한(武漢)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지난달 31일 중국을 오가는 모든 항공편 운항을 일시 중단해 중국인 입국을 사실상 막는 선제적 조처를 했다.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 전염병 통제에 성공하는 듯 했지만 이달 19일 중부 종교도시 곰에서 첫 확진자가 확인되면서 빠르게 확산하는 흐름이다.

이란 내 코로나19의 감염 경로와 관련, 사이드 나마키 이란 보건부 장관은 23일 "역학조사 결과 19일 곰에서 처음 사망한 환자가 무역업에 종사하는 데 중국에 출장 다녀온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사망자가 이란 당국이 중국행 직항노선을 중단하자 경유편으로 최근 수주간 중국을 정기적으로 오갔다"라고 설명했다.

나마키 장관은 이 사망자가 중국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귀국해 곰에서 최초 감염원이 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란 내 사망자가 18명 이상이라는 일부 확인되지 않은 보도에 대해 나마키 장관은 "매우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라며 부인했다.

이란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명했지만 이란 내 치사율이 20%로 유독 높아 감염자 수를 은폐했다거나 이들을 확인할 수 있는 의료 체계가 부실하다는 의혹이 가라앉지 않는 상황이다.

나마키 장관은 "이란은 코로나19 감염을 판별할 수 있는 의료 장비를 생산 중이며 전염병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다"라고 해명했다.

이란 정부는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수도 테헤란을 비롯한 20개 주의 각급 학교에 한 주간 휴교령을 내렸다. 전국적으로 영화관, 박물관 문을 닫고 콘서트 공연, 축구 경기도 취소했다.

이란 보건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시중에서 마스크 가격이 급등하고 품귀 현상이 빚어짐에 따라 약국에서 마스크 판매를 금지하고 정부가 지정한 보건소에서만 무료로 배포하기로 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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