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피해 여전히 심각한데 중국 명소는 '인산인해'

입력 2020-02-23 17:40
코로나19 피해 여전히 심각한데 중국 명소는 '인산인해'

곳곳서 마스크 벗은 나들이객…"지금은 긴장 풀 때 아니다"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긴 하지만, 여전히 피해가 심각한 가운데 일부 명소가 주말 나들이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뤄 바이러스 확산세가 반등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베이징일보는 토요일인 지난 22일 베이징의 샹산(香山)과 올림픽공원이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2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아직 코로나19가 끝나지도 않았고 변곡점이 온 것도 아닌데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전날 인터넷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면 샹산 부근 도로에서 차량 정체가 일어났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이 도처에서 목격됐으며 일부는 아무 곳에나 가래를 뱉기도 했다.

올림픽공원 역시 사람들이 피크 때를 방불케 할 만큼 몰려 주차장에 진입하려면 한참 기다려야 했다고 소셜미디어 웨이보(微博)의 한 이용자가 전했다.

다른 웨이보 이용자는 "날씨가 정말 좋아서 왔는데 다른 사람도 다들 같은 생각을 했을 줄은 몰랐다"면서 매표소 앞에 긴 줄이 늘어선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올렸다.

베이징의 대표적 관광지인 이화원도 전날 주차장 3개가 모두 만차였으며 마스크를 쓰지 않은 노인도 몇 명 봤다고 한 누리꾼은 말했다.



항저우(杭州)의 유명 관광지 서호(西湖)는 코로나19로 폐쇄됐다가 다시 개방된 첫 주말을 맞아 전날 호수 내의 명소인 단교(斷橋)를 지나간 사람이 5천명을 넘었다. 이에 시 당국은 긴급통지에서 마스크를 꼭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환구망에 따르면 지난 21일에는 쓰촨(四川)성 광위안(廣元)시에서는 많은 시민이 마스크를 벗고 야외에서 차를 마셨다.

현지 지방정부는 시민들이 인파가 많이 운집한 곳을 멀리 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규정 위반자는 처벌하겠다고 경고했다.

인민일보는 이와 관련 23일 위챗 계정에 올린 논평에서 광위안시와 비슷한 상황이 전국 여러 지역에서 발생했다면서 "상처가 아직 아물지도 않았는데 이미 아픔을 잊어버린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인민일보는 "코로나19가 폭발적으로 확산한 지 이미 1개월이 넘어 많은 사람이 집 안에 갇혀있는데 밖에서 바람을 쐬고 싶어하는 것은 인지상정이지만 지금은 긴장을 풀 때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또한 "더 참아야 한다"고 당부하면서 "만약 확산세의 반등을 초래한다면 그야말로 '소탐대실'"이라고 덧붙였다.

광저우(廣州)에서는 최근 며칠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가운데 지난 21일 외식금지령이 풀리자 일부 식당에는 번호표를 받아야 할 정도로 손님이 몰리기도 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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