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서 '하나우 총기난사 테러'로 극우당 '뭇매'

입력 2020-02-23 03:35
독일서 '하나우 총기난사 테러'로 극우당 '뭇매'

정치권, AfD에 비판 집중…"AfD 때문에 증오 퍼져"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 하나우에서 극우주의자에 의해 벌어진 총기 난사 테러와 관련, 반(反)난민 정서를 자극해온 극우 성향의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으로 정치권의 비판이 집중되고 있다.

AfD가 이민자에 대한 증오와 인종차별을 불러일으켜 결과적으로 극우 테러의 동기를 제공했다는 비판이다.

총기 난사 참변은 지난 19일 인종차별적인 동기로 40대 남성에 의해 저질러졌다. 물담배 바(shisha bar) 두 곳에 잇따라 총을 난사해 외국인 등 9명을 살해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연방하원 의장은 22일 자 경제신문 한델스블라트와의 인터뷰에서 "AfD는 극우주의자들에게 열려 있다"면서 "문제는 AfD가 극우주의자들에게 선을 긋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기성 정당들도 AfD를 비판하고 나섰다.

대연정 소수파인 사회민주당의 라르스 클링바일 사무총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AfD로 인해 사회적으로 얼마나 독이 퍼졌는지, 증오가 조장됐는지, 사회가 나뉘었는지 경험하고 있다"면서 "민주주의자들이 일어나 더는 인종차별이 사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독일 정보기관인 헌법수호청이 AfD를 감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연정 다수파 기독민주당 소속인 노르베르트 뢰트겐 연방하원 외교위원장은 AfD를 겨냥해 사회에 독을 퍼트리는 세력을 퇴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쳄 외츠데미어 녹색당 전 대표도 AfD가 증오를 불러일으킨다고 비판하면서 모든 정당이 AfD를 배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크리스티안 린트너 자유민주당 대표는 극우주의자들의 폭력을 배양하는 사회적 환경에 대해 "외국인에 대한 증오와 적대감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자를 상대로 개인이나 집단이 폭력을 행사하도록 유도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22일 하나우에서는 6천 명의 시민들이 모여 총기 난사 참변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인종차별과 극우 테러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베를린과 함부르크, 슈투트가르트 등 독일 곳곳에서도 지난 20일부터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극우 폭력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민들은 '증오는 의견이 아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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