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미루고 코로나19 환자 돌보던 中 예비신랑 의사 사망

입력 2020-02-21 16:06
수정 2020-02-21 16:13
결혼식 미루고 코로나19 환자 돌보던 中 예비신랑 의사 사망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에서 한 의사가 결혼식까지 미루며 환자들을 돌보다 결국 코로나19에 걸려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21일 우한시 장샤(江夏)구 위생건강국에 따르면 셰허장난(協和江南)병원 호흡기내과 의사 펑인화(彭銀華)는 전날 오후 9시 50분(현지시간)께 입원해있던 진인탄(金銀潭)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올해 29살이었던 펑인화의 사연은 지난달 말 현지매체인 우한신문망 등을 통해 알려지기도 했던 터라 안타까움을 더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펑인화는 코로나19만 없었다면 지난 1일 행복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는 코로나19가 퍼지자 "전염병이 사라지지 않으면 결혼식을 연기하겠다"고 결심했고, 예비 신부의 양해 속에 방역 최전선에 나섰다.

당시 펑인화의 사무실 책상 서랍에는 미처 돌리지 못한 청첩장이 남아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밤낮으로 얼마나 일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환자 치료에 매달리며, 거의 한달간 격리병동을 지켰다.

이후 각지에서 지원 의료진들이 합류하면서 업무부담이 다소 완화됐지만, 그는 여전히 일선 현장을 지켰다.

춘제(春節·중국의 설) 전날인 지난달 24일에는 동료들이 안쓰러운 나머지 집으로 돌아가 예비신부와 함께 시간을 보내라며 등을 떠밀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가족이 있는 동료들을 많이 쉬게 하고, 나는 젊으니 우선 버티고 있겠다"면서 예비신부와 간단한 전화 통화 후 다시 방호복을 입고 현장으로 달려갔다고 우한신문망은 전했다.

하지만 그는 춘제 당일 기침과 발열 증상을 보이면서 자신이 근무하던 병원에 입원했다.

이후 증세가 악화해 1월 30일 진인탄병원으로 이송됐고, 병원 측의 치료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다시 일어서지 못했다.

장샤구 위생건강국은 "펑인화의 불행한 죽음을 애도하며 유가족에게 위로를 표한다"고 밝혔다.



bs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