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일스 피사의 사탑'서 아리랑 울린다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 국립사적지(NRHP)로 지정된 시카고 근교 소재 종탑에서 한국 전통음악 '아리랑'이 울려퍼질 예정이다.
20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시카고 북서 교외도시 나일스의 명물 '나일스 사탑'(Leaning Tower of Niles) 종 관리를 맡은 '커뮤니티 벨 애드보킷'(CBA)은 최근 새 단장을 마친 종탑이 연주할 '친숙한 곡'들을 선정 중이며 이 안에 아리랑을 포함시킬 계획이다.
CBA 설립자 킴 섀퍼는 나일스 시 인근에 한인들이 다수 거주하는 점을 고려해 인기있는 한국 민요를 연주 목록에 넣었다고 밝혔다.
흔히 '시카고의 피사의 사탑'으로 불리는 나일스 사탑은 86년 전인 1934년, 지역 사업가가 직원용 공원에 있던 유틸리티 타워를 이탈리아 '피사의 사탑'을 본딴 조형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피사의 사탑 절반 규모(높이 약 28m·지름 약 8.5m)로, 1960년 지역 YMCA에 기부됐다가 2013년 나일스 시가 사들였다.
나일스 사탑은 종 균열 등의 문제로 한동안 타종이나 연주가 이뤄지지 못했으나 나일스 시가 소유권 취득 후인 2015년부터 총 100만 달러(약 11억 원)를 투입해 본격적인 개보수 추진에 나섰고, 재가동을 앞두고 있다.
탑 상단에 탑재된 7개 동종 가운데 2개는 각각 1623년과 1747년 이탈리아에서 주조됐으며, 종 표면에는 라틴어 경구와 종교적 문구 등이 새겨져 있다고 CBA 측은 설명했다.
애초 종탑에는 5개의 종이 설치돼있었으며 2개는 이번 개보수 과정에서 추가 설치됐다.
미국 국립공원관리청(NPS)은 지난해부터 나일스 사탑을 국립사적지로 지정하는 방안을 심의했으며, 지난 7일 이를 확정·발표했다.
나일스 시 측은 "국립사적지 등재 소식이 알려진 후 종탑 재가동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며 올봄 다양한 축하 행사를 열고 타종과 연주를 다시 시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제막 행사 및 타종 시작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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