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장까지 세채'…미 민주 토론서 샌더스 부동산 논란

입력 2020-02-21 11:55
'별장까지 세채'…미 민주 토론서 샌더스 부동산 논란

마이클 블룸버그 "사회주의자가 집 세채 가진 백만장자" 공격

정작 블룸버그는 12채 보유…"절반은 전 부인·딸 등 다른 사람이 사용" 해명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들이 참여한 TV 토론회에선 유력 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부동산 문제가 쟁점이 됐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전날 처음 TV토론에 참여한 마이클 블룸버그 전 시장이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샌더스 의원이 '3주택자'라는 점을 끄집어내 그의 위선을 부각하려는 전술을 펼쳐서다.

토론회에서 샌더스 의원을 비롯한 다른 후보들의 집중 공세에 시달린 블룸버그 전 시장은 반전을 시도하며 샌더스 의원을 겨냥해 "이 나라에서 가장 잘 알려진 사회주의자는 집 세채를 가진 백만장자다"라고 공격했다.

샌더스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버몬트의 벌링턴과 주요 활동 무대인 워싱턴에 각각 집 한 채씩을 갖고 있으며 지역구인 버몬트의 휴양지에는 별장도 있다.

샌더스 의원은 블룸버그 시장의 공격에 "버몬트 주민 수천 명과 마찬가지로 나도 '여름 캠프'(summer camp)가 있다"면서 "그 점은 용서를 바란다"는 날선 답으로 반격했다.



샌더스 의원은 버몬트식 표현으로 '여름 캠프'라고 했지만 다른 주에서라면 '여름용 집'(summer house)이나 '통나무집'(cabin)으로 불렸을 것이라고 AP통신은 설명했다.

샌더스 의원 부부는 2016년 이 별장을 57만5천달러(한화 약 6억9천만원)에 매입했는데 가격 면에선 황야의 거칠고 소박한 판잣집과는 거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샌더스 의원의 별장은 버몬트주와 뉴욕주 사이 챔플레인 호숫가에 있다. 인구 1천명 수준의 작은 마을이지만 여름이면 캐나다 퀘벡과 뉴욕, 뉴잉글랜드 등 주위의 방문객이 몰려들며 인구가 2배로 늘어나는 인기 휴양지다.

지역 부동산업자는 이곳의 부동산 가격이 15만달러짜리부터 호숫가의 고가 주택까지 다양하다며 샌더스 의원 소유 별장은 1910년 지어져 1984년 보수공사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는 '수수한 계절용 집'이라고 말했다.

이 업자는 "화려한 집은 전혀 아니다. 싱크대 상판이 화강암도 아니고 주방가전이 스테인리스 제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샌더스 의원의 부인은 오랜 기간 메인주에 갖고 있던 가족 별장의 지분을 동생에게 15만달러에 넘긴 뒤 이 돈과 자신의 퇴직금, 남편이 집필 중인 책의 선수금을 합쳐 이 별장을 샀다고 밝혔다.

샌더스 의원의 별장 매입은 4년 전 민주당 대선 경선 때도 논란이 됐다. 서민과 중산층의 옹호자를 자처하는 그가 별장을 사들여 총 3채의 집을 갖게 된 것을 두고 온라인에서 위선자라는 비난 여론이 일었다.



샌더스 의원은 토론 도중 블룸버그 전 시장에게 집이 어디 있는지 또 세금은 어느 곳으로 내는지를 물었으며, 이에 블룸버그 시장은 "뉴욕시다. (질문에) 감사하다. 그리고 세금은 다 낸다"고 답했다.

하지만 정작 이런 문제를 제기한 블룸버그 전 시장은 아파트와 주택 등 12채를 보유하고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 전 시장 측은 12채 중 절반은 전 부인, 딸 등 다른 사람들이 사용한다고 밝혔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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