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코로나19 방역요원 폭력적 '완장질' 논란

입력 2020-02-20 17:13
중국서 코로나19 방역요원 폭력적 '완장질' 논란

단속 중 따귀 때리고 반성문 쓰게 하고 기둥에 묶기까지

중국 공안부 "과도하고 폭력적인 법 집행을 엄금" 지시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 통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일부 방역요원들이 폭력적·자의적으로 단속활동을 하는 영상이 퍼지면서 논란이 됐다.

20일 홍콩매체 명보와 중국 온라인상에 퍼진 영상에 따르면 후베이 샤오간(孝感)의 일가족 3명이 13일 집에서 마작을 하고 있을 때, '직무집행'이라고 적힌 빨간색 완장을 찬 방역요원이 들어와 마작판에 있던 물건을 바닥으로 던졌다.

마작을 하던 젊은 남성이 방역요원에게 마작 패를 던지면서 다툼이 일어났는데, 따라 들어온 다른 방역요원들이 이 남성을 제압했고 따귀까지 때렸다. 방역요원들은 마작 테이블을 문밖으로 끌어내 부수기도 했다.

논란이 되자 지역 방역지휘부는 "방역요원이 순찰 중 문을 열어놓고 마작을 하는 이들에게 그만두게 말렸지만 듣지 않았다"면서 순찰 후 돌아가던 중 다시 제지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방역요원들의 행위가 정당하지 않았다"면서 "관련 직원을 비판·교육했고 마을 이장이 두차례 찾아가 사과했다. 피해자도 양해했다"고 말했다.

명보는 이러한 일이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고 전했다.

후베이성 안루(安陸)에서는 일가족 4명이 집에서 카드놀이를 하다가 당국의 훈계를 받았고, 심지어 잘못을 인정한다는 동영상까지 찍어야 했다.

이들은 관공서 앞에 서서 종이에 쓰인 대로 "집에서 카드놀이를 했다. 비상시기에 모이지 말고 카드놀이를 하지 말라는 명령을 어긴 것이다. 잘못했다"라고 읽었다.

또 충칭(重慶)에서는 이웃 4명이 마작을 하다 경찰에 적발된 뒤, 마작 테이블을 들고 파출소까지 가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들이 가는 동안 누군가 "전염병 발생 기간 카드·마작 놀이를 금지한다"고 큰소리로 외쳤는데, 명보는 마치 조리돌림하는 것과 같았다고 전했다.

현지 경찰은 "이들이 도박 혐의가 있어 5일간 구금되고 벌금을 내야 하지만 초범이기 때문에 이렇게 조치한 것"이라면서 "전염병 상황이 끝나면 테이블을 다시 찾아가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난성 푸양(?陽)에서는 방역요원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노인을 기둥에 묶고 삿대질을 하며 "당신이 살고 싶지 않아도 다른 사람은 살고 싶어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영상도 있었다.

이 방역요원은 논란이 되자 줄로 묶은 것은 '겁을 주기 위해서였다'면서 몇분 후 곧바로 풀어줬다고 해명했다.

명보는 후베이 한촨(漢川)시에서는 한 노인이 자기 집 밭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욕설과 구타를 당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중국 공안부는 유사한 문제가 이어지자 최근 개별지역의 방역업무 과정에서 폭력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하면서 "법에 따라 직책을 이행하고, 공정하고 문명적으로 법을 집행해야 한다. 과도하고 폭력적인 법 집행을 엄금한다"고 지시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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