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탄핵증언 무산 예상 못 해…하원이 탄핵 사고 저질러"
라이스 전 보좌관과 대담서 트럼프 비판…"참모 무시하고 트윗, 도움 안 돼"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심판에서 자신의 증언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볼턴 전 보좌관은 이날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미국 테네시주 밴더빌트대에서 대담을 진행했다.
두 보좌관은 정치적으로 서로 다른 진영을 대표하지만 이 자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심판 과정에서 불거졌던 볼턴의 증인 소환 건을 두고 한목소리를 냈다.
라이스가 먼저 "증언이 무산되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고 지적하자, 볼턴도 "진술할 준비가 돼 있었지만, 여러 차례의 투표에서 상원의원들이 (증인 소환을) 반대했다"고 답했다.
이에 라이스가 그러한 상황을 예견하지 못 했냐고 묻자 볼턴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만약 의원들이 워싱턴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았다면 내 증언은 (탄핵심판)결과에 아무런 차이도 만들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볼턴은 또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 위기로 내 몬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하원이 사태를 엉망으로 만들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외교 정책 이견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불화를 빚다 하원 탄핵조사가 진행되던 지난해 9월 경질된 그는 "하원이 탄핵 '사고'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교도소에 갈 의사가 있는 사람은 내게 이름을 알려주면 미 법무부(DOJ)와 연락해보겠다"라는 발언으로 청중의 야유를 받기도 했다.
볼턴은 보좌관으로 임명되기 전 라이스가 자신에게 "훌륭한 조언"을 해줬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라이스 전 보좌관은 기억이 잘 안 난다면서 "그저 당신이 총에 맞지 않기를 바랐을 뿐"이라고 장난스럽게 받아쳤다.
두 사람은 입을 모아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을 비판했다.
라이스는 "훌륭한 의사결정 과정을 거칠 수 있는데도 참모들을 무시하고 새벽 1시 30분에 머릿속에 떠오르는 모든 것을 트위터에 올린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정치'를 꼬집었다.
볼턴도 대통령의 의사결정 과정에 맞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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