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견제하러 아프리카 찾은 폼페이오, 중국 존재감만 확인
NYT "중국 막대한 투자 하는데, 폼페이오는 美 기업 우월함만 강조"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을 견제하고자 아프리카 순방에 나섰지만 오히려 중국의 존재감만 확인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취임 2년만에 처음으로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세네갈, 앙골라,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3개국을 방문했다.
NYT는 폼페이오의 이번 순방이 아프리카 대륙에서 막대한 자금력을 무기로 나날이 영향력을 넓혀가는 중국을 견제하고, 아프리카 지도자들에게 미국과의 협력을 제안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정작 폼페이오가 이들 국가에 미국의 투자나 원조, 개발 프로그램을 제안한 것은 없다고 지적했다.
폼페이오는 단지 미국 기업이 중국 기업과 비교해 월등하며 아프리카와 손잡는 동기도 중국 기업보다 더 순수하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는 앙골라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이곳에 오게 되면 앙골라인을 고용할 것이다. 이곳에 투자를 위해 오는 모든 나라가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며 마치 앙골라에 진출한 중국기업의 고용 유발효과가 거의 없는 것처럼 말했다.
그러나 NYT는 앙골라에서 중국기업이 현지인들을 대거 고용하고 있다며 폼페이오의 그러한 발언이 부정확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폼페이오의 순방은 트럼프 행정부가 아프리카에서 병력 감축과 원조·개발프로그램 중단을 검토하고, 입국금지국 확대 행정명령 발효를 앞두고 이뤄져 그 진실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새 행정명령은 나이지리아를 포함해 아프리카 12억 인구의 4분의 1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반면,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를 늘려나가고 있다. 특히 중국 외교부장의 매해 첫 해외 순방지는 아프리카이며 중국 관리들도 정기적으로 아프리카를 찾아 유대를 강화하며 공을 들인다.
그 결과 폼페이오는 이번 아프리카 순방에서 중국의 자본으로 지어진 공항에 내려 중국의 자본으로 건설된 고속도로로 이동해 중국이 건설한 공장과 지하철, 철도를 보게 됐다고 신문은 꼬집었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아프리카센터 오브리 흐루비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아프리카 정책은 오로지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을 견제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나 조지 부시, 빌 클린턴 등 전임 미 대통령들은 전력시설 강화나, 에이즈 퇴치프로그램 등 다양한 경로로 아프리카에 대한 미국의 깊은 관심과 책무를 표현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까지 아프리카에서 이렇다 할 긍정적인 일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아디수 래시투 연구원은 폼페이오의 순방이 아프리카에 대한 미국의 태도 변화에 대한 확신을 아프리카 지도자들에게 심어줄 수 있다고 봤다.
래시투 연구원은 "중국의 자금과 투자는 완벽과는 거리가 멀다"면서도, 그렇다고 폼페이오 장관이 아프리카 지도자들에게 미국과 중국 중 하나를 택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아프리카의 발전을 위한 진정한 파트너라면 아프리카가 중국을 포함해 자국의 경제성장을 도울 어떤 나라와도 손을 잡을 권리가 있음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틀랜틱카운슬의 흐루비 연구원은 아프리카에서 미국이 중국과 경쟁을 하려면 교육, 자본,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등 미국이 강점을 가진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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