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20일부터 중국인 입국 금지…코로나19 방지 강력 조치(종합2보)

입력 2020-02-19 18:14
러, 20일부터 중국인 입국 금지…코로나19 방지 강력 조치(종합2보)

"환승객은 제외"…중국과의 항공·철도 제한·중단 이은 '강경' 대응

우한 이송자들 격리는 해제…'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 러시아인 2명 하선



(모스크바·서울=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김서영 기자 = 러시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인의 입국을 일시적으로 금지하는 강력한 조처를 취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의 '코로나19 유입 및 확산 방지 대책본부' 본부장인 타티야나 골리코바 부총리는 18일 저녁(현지시간) "20일 0시를 기해 러시아 국경을 통한 중국인의 입국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골리코바 부총리는 노동, 유학, 관광 등의 목적과 사적 방문 등이 금지된다면서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가 관련 총리령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대책본부는 보도문에서 "중국 내 (코로나19) 전염병 상황 악화와 지속적인 중국인의 러시아 입국과 관련해 이 같은 조치가 취해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항공편 환승을 위해 러시아 공항을 이용하는 중국인들에게는 이번 조치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달 이미 자국 극동 국경과 러시아-몽골 국경을 폐쇄해 중국인의 입국을 차단하고, 중국인에 대한 노동비자 발급을 한시적으로 보류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러시아와 중국을 연결하는 대부분의 항공편 운항은 물론, 중국·북한을 오가는 여객 열차 운행도 일시 중단했다.

중국인 유학생들에게는 다음 달 1일까지 러시아로 귀국하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미슈스틴 총리는 이달 초 러시아가 코로나19와 같은 위험한 질병에 걸린 외국인을 추방할 수 있도록 하는 총리령에 서명한 데 이어 현지 내무부는 관련 내용을 담은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지난 5일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자국민과 옛 소련권 국가 출신자 등 144명을 우랄산맥 인근 도시 튜멘으로 이송 시켜 격리하는 등 바이러스 유입·확산을 막기 위한 예방 조처도 했다.



하지만 중국인 입국 금지 조치는 이전 조치들 보다 훨씬 더 강력한 것이다.

러시아는 이 조치를 취하기에 앞서 중국 측에 사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근년들어 유례없는 밀월관계를 누려온 양자 관계를 감안할 때 러시아 측의 조처에 대한 중국의 실망감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모스크바의 한 중국 외교 소식통은 19일 현지 일간 '코메르산트'에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는 가운데 러시아 측의 조치가 취해졌다"면서 "러시아 당국이 어떤 논리에 근거했는지 충분히 이해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모스크바의 한 중국 전문가는 "러시아 측의 조치에 대한 중국 측의 반응은 절제된 것이 될 것이고 (중국 측이) 대응 조치를 취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쏟고 있는 중국이 (러시아 측의) 이번 조치를 유감스럽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금까지 러시아에선 중국인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나 이미 완치돼 퇴원했다.

이후로 러시아 내에서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다.

다만 일본 요코하마(橫浜)항 정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타고 있던 러시아인 부부 2명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현지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한편 일본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19일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객들을 대상으로 한 격리 기간이 끝난 이날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러시아 여성 승객 2명이 하선했다고 밝혔다.

이들 외에 다른 20명의 러시아인 탑승객도 조만간 하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날 중국 우한에서 이송돼 튜멘 인근 휴양소에 수용돼 있던 러시아인 등 144명도 14일간의 격리 시한이 끝나 휴양소를 떠나게 됐다.

튜멘주 보건당국은 격리됐던 사람들은 모두 건강하며 누구에게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격리 해제된 사람들 가운데 60여명은 이미 항공편으로 모스크바로 향했으며, 나머지 사람들도 열차나 항공편을 이용해 원하는 곳으로 떠날 예정이라고 당국은 소개했다.

mihye@yna.co.kr,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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