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공장조업 재개했다가 코로나19 감염 사례 속출

입력 2020-02-18 17:22
중국서 공장조업 재개했다가 코로나19 감염 사례 속출

'통제냐 재개냐' 고민 깊어져…경제 정상화엔 '빨간불'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에서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 후 공장 조업을 재개했다가 종업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춘제 연휴 후 점진적으로 경제를 정상화하려는 중국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곳곳의 기업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하면서 이러한 노력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중국 충칭(重慶)에 있는 판강(攀鋼)그룹 산하 충칭티타늄산업은 춘제 연휴 후 공장 조업을 재개했으나, 노동자 2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생산을 다시 중단하고 130명이 넘는 노동자들을 격리 조치했다.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의 한 기업에서도 지난 14일 종업원 1명이 코로나19 검사에 양성 반응을 나타내면서 회사가 전 직원을 격리 조치했다.

광둥성 주하이(珠海)의 중국 최대 에어컨 제조업체 거리(格力)전기도 지난주 공장 조업을 재개했지만, 종업원들을 출퇴근시키는 통근버스 기사 1명이 코로나19 의심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비상이 걸렸다.

거리전기는 부랴부랴 이 통근버스 기사와 접촉한 모든 종업원에 대한 코로나19 검사와 격리 조치에 들어갔다.

'펑'이라는 성만 알려진 이 버스 기사는 지난주 내내 종업원들을 출퇴근시켰고, 다른 3명의 통근버스 기사와 식사도 함께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펑 씨와 다른 3명의 기사는 모두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반응을 나타냈지만, 거리전기는 이들 4명을 모두 해고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중국 지방 정부와 기업들이 코로나19 확산 통제와 생산 재개 사이에서 최선책을 취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보여준다.

중국 전역에서는 많은 공장과 건설 현장, 오피스빌딩 등이 지방 정부로부터 조업과 영업 재개 승인이 내려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지방 정부와 좋은 관계를 맺고 코로나19 확산 통제에 필요한 자원을 충분히 갖춘 대기업들은 사정이 더 낫지만, 농촌 지역에서 오는 농민공에 크게 의존하는 노동집약적 중소기업들은 조업 재개 승인을 받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광둥성 선전(深천<土+川>)에서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한 기업주는 "당국에 조업 재개 승인을 요청했지만, 대기 순번이 2천을 넘는 '2,371번'이어서 언제 조업을 재개할 수 있을지 막막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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