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북서부서 90만명 피란…"노숙하던 영유아 사망 속출"(종합)
유엔 "피란민 몰리며 캠프 과밀"…아사드 "계속 공격할 것"
(이스탄불·서울=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이영섭 기자 = 시리아 북서부에서 정부군의 공세가 거세지며 두달여만에 90만명이 피란길에 올랐다.
17일(제네바 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은 작년 12월 이래 시리아군과 러시아군의 공격을 피해 집을 떠난 시리아인이 87만 5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했다.
마크 로콕 유엔 인도주의 담당 사무차장은 성명을 통해 "시리아 북서부의 위기가 공포스러운 새 단계에 진입했다"고 경고하며 이같이 밝혔다.
유엔은 앞서 시리아 피란민 규모를 80만명으로 추산했다.
로콕 사무차장은 난민의 압도적 대다수가 여성과 아이들이며, 영하의 기온으로 영유아들이 죽어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로콕 사무차장은 "캠프에 자리가 없어 여자와 아이들이 엄동설한에 한데서 자야 한다"며 "엄마들은 비닐이라도 태워 아이들을 따뜻하게 하려고 한다"고 혹독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또 "보건 시설, 학교, 거주 지역, 모스크, 시장 등이 타격을 받았다"며 "피란민의 임지 거처도 포격 당해 사상자와 피란민이 더 늘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온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터키 국경 인근에서 구조 작전이 벌어지고 있지만 계속되는 군사 충돌로 시설과 장비가 파손되고 구조 요원들도 숨지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작년말 정부군은 마지막 반군 지역인 북서부의 알레포 주(州)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며 현재 알레포 지역 대부분을 탈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시리아 국영 SANA 통신은 정부군이 알레포 서부의 마을과 소도시 30곳을 점령했으며, 이 지역에 남은 반군 세력을 포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시리아 국영 TV에 출연해 마지막까지 반군을 격퇴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우리 군은 반란군을 마지막 남은 거점에서 몰아내기 위해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군을 지원하는 터키를 언급하면서 "그들은 우리에게 공포를 심으려고 했지만, 우리는 이를 이겨냈다"며 "이것이 전쟁의 끝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아사드 대통령은 "이번 승리는 우리가 그들의 얼굴을 진흙에 박아버린 것"이라며 "조만간 그들이 완벽하게 패배할 것을 의미하는 전주곡"이라고 말했다.
시리아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중 봉기 이후 정부군과 반군으로 나뉘어 내전 중이다.
아사드 대통령은 한때 반군에 밀려 실각 직전까지 내몰렸으나 2015년부터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전세를 역전하는 데 성공했다.
정부군은 반군을 시리아 북서부의 이들립 주(州)와 알레포 주에 고립시켰으며, 수도 다마스쿠스와 알레포를 연결하는 M5 고속도로를 따라 반군을 터키 국경 쪽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시리아 정부군의 공격에 이들립에 배치된 터키군 병사까지 사망하자 터키군은 이달 들어 보복 공격을 감행했다.
이에 터키와 러시아 대표단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이들립 사태 해결을 위한 회담을 시작했으나 구체적인 결과를 도출하지 못한 채 18일 회담을 계속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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