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국 화웨이 겨냥 '반도체 제조장비' 규제 추진"

입력 2020-02-18 00:34
"미, 중국 화웨이 겨냥 '반도체 제조장비' 규제 추진"

WSJ "화웨이 위해 미 장비 사용시 '라이선스' 의무화"

"제트엔진 기술에 대한 중국 접근 차단도 검토중"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미국이 중국의 최대 통신장비업체이자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화웨이를 겨냥해 미국산 반도체 제조 장비에 대한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글로벌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중국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을 위해 미국산 반도체 제조 장비를 이용할 경우 미 당국으로부터 라이선스(면허)를 받도록 하겠다는 것이 규제의 골자다.

글로벌 반도체 제조업체들에 대한 미국산 반도체 장비 규제를 통해 중국 화웨이를 옥죄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WSJ은 미국 상무부가 이 같은 규제를 담은 이른바 '해외 직접 생산 규정'(foreign direct product rule)의 수정안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해외 직접 생산 규정은 미국산 군사용 또는 국가안보 관련 제품 기술에 대해 해외기업의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 장비에 대한 규제는 최근 수주간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논의가 돼왔고 이 같은 규제를 담은 규정 수정안은 최근에 나왔다고 WSJ은 설명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규제를 직접 검토한 상황은 아니며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모두가 이런 규제방안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WSJ은 화웨이에 대한 잇따른 규제는 중국의 '기술 굴기' 속도를 둔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번 규제는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램 리서치 등과 같은 미국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와 화웨이를 위해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대만의 TSMC 등과 같은 기업에 피해를 주고, 글로벌 반도체 서플라이 체인(공급망)에도 혼란을 줄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난 2018년 5월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미국 기업들이 부품판매 등 화웨이와 거래를 하려면 미정부의 사전 승인(라이선스 발급)을 받도록 한 것이다.

미 상무부는 화웨이를 표적으로 한 또 다른 규제 강화를 추진 중이다.

화웨이에 대한 기존 제재에도 불구하고 제3국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미국산 부품 비중이 25%가 안 되는 제품에 대해서는 미 정부로부터 라이선스 발급 없이 화웨이에 공급할 수 있었다. 미 상무부는 미국산 부품 제한선을 10%로 낮춰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와 별도로 제트엔진 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제트엔진 역시 중국이 미국과 유럽 등으로부터 기술독립을 추구하고 있는 분야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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