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잡고 스마트폰 1등하겠다던 화웨이 코로나19에 '빨간불'
중국업체들, 오프라인 점포 운영 중단에 공장 가동률도 저조
중국 시장·생산 의존도 높은 中업체들·애플 부담…삼성은 상대적 여유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출하량 기준으로 세계 1위인 삼성전자를 따라잡겠다던 중국 화웨이(華爲)의 공세적인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1분기 스마트폰 시장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정보 업체 캐널리스는 1분기 중국 시장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작년 동기보다 50%나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IDC도 1분기 30% 하락을 예상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인구 6천만의 후베이성이 완전히 봉쇄돼 거의 모든 경제 활동이 중단된 가운데 중국의 다른 주요 도시에서도 대부분 스마트폰 판매 점포는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고객들은 타오바오나 징둥 같은 온라인 채널에서만 스마트폰을 살 수 있다.
중국에서 고객이 직접 물건을 체험해볼 수 있는 매장은 매우 중요한 판매 채널이다. 이를 통한 스마트폰 판매 비중은 70%에 달한다.
중국 정부가 여전히 사람이 많이 모이는 일체의 행사를 허용하지 않는 가운데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신작 발표와 홍보 등 활동에도 애를 먹고 있다.
샤오미는 하는 수 없이 지난주 온라인 스트리밍 방식으로 새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미(Mi)10을 소개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에는 안 팔리는 것 이상으로 못 만드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중국의 많은 지방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춘제 연휴 이후 '외지'에서 돌아온 사람을 예외 없이 14일간 자가 격리토록 하는 조처를 하면서 중국 내 많은 스마트폰 공장의 근로자들이 일터로 제대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또 여러 지방정부가 안전한 조업 재개 환경이 갖춰졌는지를 확인한다면서 수많은 증명서를 요구해 기업들은 행정 절차를 밟는 데도 애를 먹고 있다.
폭스콘과 페가수스 등 OEM(주문자 상표부착 생산) 업체들은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의 70%를 생산한다.
스마트폰 조립 공장 외에도 스마트폰 산업 사슬에 있는 수많은 기업 역시 비슷한 처지여서 중국 내 스마트폰 제조·출하가 정상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은 중국 내 시장과 생산 기지 의존도가 높은 화웨이(華爲) 등 중국 기업들에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화웨이는 작년부터 본격화한 미국의 제재 속에서도 자국민들의 '애국 소비'에 힘입어 견조한 성장을 거듭하면서 올해 출하량을 기준으로 세계 1위인 삼성전자를 따라잡겠다고 공언을 해왔다.
하지만 1분기 중국 내 생산 및 판매 부진 현상이 가시화하면 화웨이의 이런 공격적인 목표 달성은 올해도 쉽지 않을 수 있다.
캐널리스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삼성전자는 2억9천81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시해 2억4천60만대를 출시한 화웨이를 제치고 출하량 기준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아울러 상당량의 아이폰 폭스콘의 중국 공장에 맡겨 조립하는 애플도 제품 생산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반면 삼성전자는 작년 중국 내 마지막 스마트폰 생산 기지인 광둥성 후이저우(惠州) 공장 가동을 중단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판매 측면에서도 삼성전자는 화웨이나 애플보다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지 않고 세계 여러 시장에서 골고루 영업하고 있다.
다만 스마트폰 단일 시장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에 유리한 상황으로 보이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삼성전자가 화웨이와 샤오미 등 많은 중국 업체에 메모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핵심 부품들을 다수 공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업체들의 실적 부진은 삼성전자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있어 상황을 단편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는 지적도 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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