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어링하니스 1천813t 긴급 수입통관…멈춘 車공장 '심폐소생'

입력 2020-02-16 07:09
와이어링하니스 1천813t 긴급 수입통관…멈춘 車공장 '심폐소생'

관세청, 中 와이어링 공장 공급건 등 마스크 194만장 수출도 신속통관

(세종=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현대·기아차 공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로 와이어링하니스(배선뭉치)를 구하지 못해 가동을 멈추자, 관세청이 일단 1천800여톤(t)을 긴급 수입통관시키며 '심폐소생'에 나섰다.

아울러 관세청은 국내 업체들이 요청하는 중국 현지 공장 등에 대한 마스크·세정제 공급 건도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해 코로나19에 따른 생산 차질을 막는데 전력하고 있다.



◇ 검사 생략하고 최우선 통관…해당부품으로 현대차 일부공장 생산재개

16일 관세청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중국산 와이어링하니스 공급 부족으로 이달 초 국내 자동차 공장이 셧다운(가동중단)에 이른 뒤 14일까지 관세청은 모두 582건의 와이어링하니스 수입 건을 '신속통관' 처리했다.

1천813톤, 3천323만달러어치의 와이어링하니스가 수입통관사무처리고시 제33조 제1항(긴급통관조치)에 따라 통상적 검사 등을 건너뛰고 최우선으로 국내에 반입된 것이다.

구체적 사례를 보면, 현대차에 와이어링하니스를 공급하는 대구 소재 A업체는 중국에서 운영하는 5개 제조공장이 코로나19 탓에 10일 이상 멈춰서자, 대신 필리핀 현지법인의 생산을 늘려 긴급 물량을 들여오겠다며 관세청에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관세청은 3일부터 13일까지 A업체가 요청한 와이어링하니스 등 긴급 조달물품 145톤(24건)을 신속통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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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관련 자동차 부품(와이어링 하니스) 신속 수입통관 지원 현황│

│ (2020.2.1~14, 단위: 톤·천불) ※관세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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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일자│ 수입건수 │ 중 량 │ 금 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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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주 │ 240│ 775│ 13,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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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주 │ 342│ 1,038│ 19,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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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 계 │ 582│ 1,813│ 33,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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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현대차에 와이어링하니스를 공급하는 B·C·D업체와 쌍용차에 같은 부품을 납품하는 E업체의 519톤(114건)와이어링하니스 수입 건도 신속통관 지원을 받았다.

이런 부품업체들의 대응과 관세청의 지원으로 아직 정상 수준은 아니지만 현대차 울산 2공장 등 셧다운 된 생산시설 중 일부는 지난 11일부터 가동을 재개했다.

와이어링하니스뿐 아니라 관세청은 이달 들어 9일까지 코로나19 피해기업이 수입한 전기전자부품, 마스크 제조 원·부자재 등 2천712톤, 4천705만달러어치(842건) 물품을 긴급 수입통관 방식으로 처리했다.

◇ 신속 수출통관으로 마스크 보내자 중국 공장 재가동되기도

관세청은 중국 내 공장 재가동을 위해 현지에 마스크나 손소독제를 보내는 수출 건도 통관 지원하며 중국 부품의 원활한 조달을 돕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국내 자동차부품업체 '○○코퍼레이션'의 경우다. 이 업체는 중국 현지 8개 공장에서 와이어링하니스를 생산, 국내 자동차 생산업체에 납품해왔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가 중국에서 퍼지자 현지 작업자들이 마스크를 주지 않으면 작업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일손을 놓았다.

이에 따라 지난 6일 국내 본사는 중국 공장에 보낼 보건용 마스크 1만2천장을 구해 수출 신고를 했고, 관세청은 이를 코로나19 피해건으로 판단해 추가 서류심사와 검사를 생략하고 곧바로 수출 통관을 승인했다.

마스크가 현지에 도착하자 중국 공장이 재가동됐고, 와이어링하니스를 기다리는 국내 자동차 업계에도 숨통이 트였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14일까지 보건용 마스크 193만8천305개(수출 187건), 손소독제 9만184개(12건)가 이런 방식의 신속 통관을 통해 수출됐다. 이 중에는 민간단체 등의 구호용 마스크·손소독제 수출도 포함됐다.

반대로 관세청은 국내에서도 공급 부족을 겪는 마스크를 해외로 불법 밀반출하려는 시도는 철저히 막고 있다.

관세청은 6일부터 14일까지 집중 단속을 벌여 마스크 74만1천장의 수출에 제동을 걸었다. 구체적으로는 63만장(10건)의 불법 수출을 적발했고 11만1천장(66건)의 간이통관을 불허했다.

한 중국인은 인천공항을 통해 중국 상해로 출국하면서 신고도 하지 않고 마스크 2천285장을 반출하려다가 덜미를 잡혔다. 이 중국인은 서울 명동 등 여러 약국에서 마스크를 사 모은 것으로 파악됐다.

관세청 마스크 수출 통관 기준에 따르면, 우선 200만원어치 이하인 300개 이하 마스크는 자가 사용 용도로 인정해준다.

하지만 200만원어치 이하라도 301∼1천개의 마스크는 간이 수출 신고를, 200만원어치를 넘거나 개수가 1천개를 초과하는 마스크의 경우 정식 수출 신고를 마쳐야 한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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