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크루즈선 집단 감염 매개체, 난간 가능성"<일본 전문가>
지하철·승강기 손잡이 통해 코로나19 전파 가능성 시사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일어나고 있는 대형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13일까지 확인된 감염자는 218명이다.
지난 3일 일본 요코하마(橫浜)항으로 들어올 때 타고 있던 승객과 승무원 등 총 3천711명 가운데 감염 가능성이 있는 713명(전체 승선자의 19.2%)을 대상으로 우선 검사한 결과다.
13일 기준 감염자는 검사 대상의 30.6%이고, 전체 승선자 대비 감염률은 5.9%에 달해 승선자 100명 중 6명꼴로 감염된 셈이다.
건강 이상을 호소하는 사람과 노약자를 중심으로 선별 검사를 계속하고 있는 일본 당국은 검사 체제를 확충하는 대로 나머지 승선자 전원의 감염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어서 감염률은 더 높아질 공산이 크다.
지난달 20일 요코하마를 출항한 이 유람선에는 이달 1일 코로나19 감염자로 확인된 홍콩 거주 80세 남자가 지난달 25일 홍콩에서 내릴 때까지 약 6일간 타고 있었다.
그간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감염자가 쏟아지는 원인을 놓고는 홍콩 감염자가 선내에 퍼뜨려 놓은 바이러스가 환풍기 등을 거쳐 확산했을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그러나 감염을 확산시킨 주된 매개체가 선내의 주요 구조물인 난간일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사쿠라이 시게루 이와테(岩手)의과대 교수는 13일 요코하마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선내에서 감염증이 발생해도 원인을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고 전제한 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의 경우 배 안에 많이 설치된 난간을 매개체로 바이러스가 퍼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시게루 교수는 일본환경감염학회 소속 의사들로 구성된 재해시감염제어지원팀에서 활동하고 있다.
건물로 치면 17~18층에 해당하는 최상부에 스카이 데크를 갖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는 길이 290m, 폭 37.5m, 총톤수 11만5천875t의 초대형 유람선이다.
이런 배에서는 이동할 때 잡거나 하는 방법으로 선내의 주요 구조물인 난간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은데, 바이러스에 오염된 난간에 접촉한 것이 집단 감염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석은 다중이 이용하는 지하철 전동차나 에스컬레이터 등의 손잡이를 통해 코로나19가 퍼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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