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일부 사모펀드 구조 취약해 핀셋형 제도 보완"(종합)
금융당국, 사모펀드 현황 평가·제도개선 방향 발표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금융당국은 사모펀드 실태점검 결과 일부 사모펀드에서 유동성 문제 등 투자자 보호에 취약한 구조가 발견돼 미비한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14일 밝혔다.
다만 대부분 사모펀드는 펀드 환매 연기 사태로 물의를 빚은 라임자산운용(이하 라임) 펀드 같은 위험한 운용 형태를 갖추지 않았으며, 최근 사모펀드 문제를 규제 완화 탓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도 당국은 선을 그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사모펀드 현황 평가 및 제도개선 방향'을 발표했다.
다음은 금융위와 금감원이 소개한 사모펀드 현황 평가 및 제도개선 방향 문답 정리와 김정각 금융위 자본시장정책관과의 일문일답.
-- 2015년 사모펀드 제도 개편을 통해 사모펀드 규제를 지나치게 완화한 것은 아닌가.
▲ 모든 규제는 양면성이 있어 사후에 발생한 사고로 제도개선의 적정성 여부를 재단하기 어렵다. 부작용에 대한 우려 때문에 변화된 여건에 뒤처진 규제를 계속 유지한다면 더 나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실제로 2015년 사모펀드 규제 완화 이후 사모펀드는 시장의 자율성과 역동성을 바탕으로 지속해서 성장했다.
-- 라임 사태는 2015년 규제 완화와 관계없는지.
▲ 이번 사모펀드 점검 결과를 보면 대부분 사모펀드는 제도 개선의 취지에 맞게 운용되는 것으로 판단한다. 일부 사모펀드 문제를 제도 개선 탓으로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사모펀드 규제를 예전처럼 강화하는 것도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제도 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일부 예상치 못한 미비점 등이 나타나 보완 방안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일부 문제가 있는 사모펀드에 대해서는 관리·감독을 보다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 2015년 이후 필요한 최소의 규율 체계도 마련이 안 됐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인지.
▲ (김정각 자본시장정책관) 2015년 이후 발생한 여러 사고를 미리 예단할 수는 없었다. (제도에) 미흡한 점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그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사모펀드가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순기능을 다지는 게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 운용사 펀드는 큰 문제가 없지만 일부 운용사에서 문제가 나타나 그 부분을 '핀셋' 형으로 제도 보완을 하겠다는 것이다.
-- 최근 대규모 상환· 환매 연기가 발생한 라임 펀드 같은 문제가 다른 펀드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가.
▲ 전반적으로 대부분 사모펀드가 라임 펀드와 같은 위험한 운용 형태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다만 일부 운용사의 일부 펀드에서 펀드 유동성에 부담으로 작용해 투자자 보호에 취약한 구조가 발견됐다. 상환·환매에 제약을 초래하는 만기 미스매치 구조, 자사 펀드 편입 등을 통한 복잡한 복층·순환 투자구조, 총수익스와프(TRS) 거래를 통한 레버리지 확대 등이다.
해당 구조를 가진 펀드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밀착 모니터링하고, 문제 발생 시 즉시 대응해 시장 혼란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또 라임 펀드에 편입된 부실 자산을 다른 사모펀드에서 편입한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라임 펀드 자산의 건전성 문제가 전체 사모펀드 시장의 시스템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은 작다.
(김정각 자본시장정책관) 일부 운용사 펀드에 취약한 구조가 있다고 말씀드렸지만 이게 전체적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시장은 움직이는 것이고 향후 전개 과정에 따라 '최악'이 올 수도 있다. 다양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으므로 당국에서는 시장이 저해되지 않도록 모니터링하고 관리하겠다.
-- 향후 라임의 상환 환매계획은 어느 정도 수준으로 마련되며,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의 역할은.
▲ 라임이 삼일회계법인의 실사 결과를 토대로 기준가격 조정, 펀드별 구체적인 환매계획 수립 등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계획을 마련할 것으로 알고 있다. 감독 당국은 마련된 상환·환매계획이 정상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상주 검사역 등을 통해 밀착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 라임 펀드 판매사에 대한 검사에 즉시 착수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 민원·제보와 검찰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펀드 판매사에 대한 검사 여부와 시기를 정할 계획이다.
(김정각 자본시장정책관) 판매사 검사는 추후 여러 분쟁 조정 진행 상황 등을 보면서 진행할 것이다. 특정 판매자가 좀 더 심각한 문제가 있으면 우선순위를 조정해 가면서 금감원에서 적절히 불완전 판매 여부를 판단할 것 같다.
-- 금감원이 접수한 라임 관련 분쟁 조정은 펀드 기준 가격이 조정된 이후부터 바로 착수하는가.
▲ 자산실사, 환매 절차 및 판매사 검사 등 진행 상황에 맞춰 3자 면담, 현장 조사 등 불완전판매 관련 사실조사를 신속하게 실시하고, 조사 결과 불완전판매가 확인된 건은 투자자 보호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분쟁 조정할 예정이다. 지난 7일 기준 당국이 접수한 분쟁조정은 총 214건이다.
-- 금융투자협회에서도 앞으로 사모펀드를 정기 점검한다고 했는데, 어떤 식의 점검인가.
▲ (김정각 자본시장정책관) 지금 사모 운용사가 217개인데 현재 금감원 역량으로는 매년 10개사 정도만 검사할 수 있다. 따라서 금투협이 자율 규제 차원에서 점검해 1차로 거르고 좀 더 심층적으로 봐야 할 부분을 금감원이 보는 식으로 하려고 한다. 이 부분은 금융위, 금감원, 금투협 간 실무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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