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베이 제외 중국 코로나19 주춤 속 하루 확진 5천여명 증가(종합2보)
의료진 1천716명 감염…중국 내 환자 '최대 14만명' 추정도
시진핑 "코로나19로 드러난 단점 보완"…재정 13조6천억원 배정
(베이징·선양=연합뉴스) 심재훈 차병섭 특파원 =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진 범위에 임상 진단 병례를 추가하면서 13일 하루 새 신규 사망자와 확진자가 각각 120명과 5천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전날보다 신규 확진자가 1만명가량 줄고 사망자도 절반 아래로 감소했으며 피해가 가장 심각한 우한(武漢) 등 후베이(湖北)성을 제외한 나머지 중국 지역도 확산세가 주춤한 상황이다.
중국 지도부는 우한에 2천600명의 군 의료진을 긴급 파견하고 후베이성에 전시에 준하는 봉쇄 조치까지 단행하면서 코로나19 확산의 근원지 차단에 국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13일 확진 5천여명, 사망 121명 증가…누적 확진 6만명 넘겨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13일 하루 동안 전국 31개 성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5천90명, 사망자가 121명 늘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4일 0시 기준 중국 전국의 누적 확진자는 6만3천851명, 사망자는 1천380명이다.
원래대로면 누적 확진 및 사망자는 각각 6만4천894과 1천488명이 되어야 하지만 중국 정부가 갑자기 확진·사망자 가운데 중복 등을 이유로 일부 변경하면서 통계치가 하향 조정됐다. 후베이성 전날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 중에서 각각 1천43명과 108명을 제외했다.
임상 진단 병례는 핵산 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오지 않아도 폐 CT 촬영을 통해 확진 범위로 분류한 것이다.
후베이성은 지난 13일 하루 동안 코로나19 확진자가 4천823명, 사망자가 116명 증가했다.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 중 임상 진단 병례는 각각 3천95명과 8명이다.
후베이성에서 피해가 가장 심각한 우한의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3천910명과 88명이다.
중국 전역의 지난 10일과 11일 신규 확진자는 2천명대를 유지했으나 후베이성의 통계 기준 변경으로 12일 1만5천명을 넘은 뒤 12일 5천명 수준까지 줄었다.
신규 사망자 수도 후베이의 통계 기준 변경에 254명까지 급증했다가 13일 121명으로 전날보다 많이 감소했다.
더욱 다행인 점인 후베이를 제외한 중국 전역의 신규 확진자는 지난 3일 890명을 기록한 이래 10일 381명, 11일 377명, 12일 312명, 13일 267명으로 10일째 계속 줄어드는 추세라는 점이다. 후베이를 뺀 지역의 신규 확진자가 200명대로 감소한 것은 처음이다.
중국 전체로 보면 코로나19 의심 환자는 1만109명이다.
현재까지 확진 환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은 49만3천67명이며 이 가운데 17만7천984명이 의학 관찰을 받고 있다.
중국 본토 밖 중화권에서 누적 확진자는 81명이다.
홍콩에서 53명(사망 1명), 마카오에서 10명, 대만에서 1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텅쉰(騰迅·텐센트)의 14일 오후 10시 30분(현지시간) 현재 집계에 따르면 해외 누적 확진자는 515명, 사망자는 1명(필리핀)이다.
일본 252명, 싱가포르 67명, 태국 33명, 한국 28명, 말레이시아 19명, 독일·베트남 16명, 미국·호주 15명, 프랑스 11명, 영국 9명, 아랍에미리트 8명, 캐나다 7명, 필리핀·인도·이탈리아 3명, 러시아·스페인 2명, 네팔·스리랑카·핀란드·캄보디아·스웨덴·벨기에 1명 등이다.
◇ 중국의료진 1천716명 감염…중국내 환자 최대 14만명 추정도
이러한 가운데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의료진이 1천716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이신(曾益新) 위건위 부주임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11일 기준 중국 전역에서 의료진의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1천716건 보고됐으며 이 가운데 6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발원지인 후베이성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의료진은 1천502명이었으며 그 가운데 우한의 의료진은 1천102명이다. 현재 우한을 포함한 후베이성에는 외부 의료진 2만명이 파견돼 있다.
민간과 군 의료 전문가로 구성된 중국 의료진이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글자 그대로 '사투'(死鬪)를 벌이고 있는 셈이다.
한편 중국 내 코로나19 환자가 9일 기준 8만4천∼14만명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우한에만 감염자가 5만4천∼9만명에 이르며 후베이성 다른 도시에는 2만1천명 이상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아직 학계의 심사를 거치지는 않은 이 논문에는 저우융다오(周永道) 난카이대학 통계데이터과학학원 교수, 둥장후 미국 네브래스카대학 의학센터 생물통계학과 교수 등이 저자로 참여했다.
연구자들은 우한의 일부 집단에 대한 표본조사로 우한 내 전체 감염자 수를 추산하고 이를 통해 후베이성 다른 지역과 전국의 감염자도 추정했다.
이러한 가운데 후베이성 윈멍(雲夢)은 스옌(十堰)시 등에 이어 후베이성 내에서 3번째로 '전시통제'를 선언하고 강력한 통제에 나섰다.
◇시진핑 "코로나19로 드러난 단점 보완"…재정 13조6천억원 배정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부족함이 있었음을 인정하면서, 생물안전을 국가안보에 포함시키는 등 전염병 예방·통제 체계상의 개선을 주문했다.
시 주석은 이날 중앙 전면심화개혁위원회 제12차 회의에서 "이번 코로나19에서 드러난 단점과 부족함에 대해, 단점을 다그쳐 보완하고 부족한 점을 메우며 약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 등이 전했다.
그는 "중대 전염병 예방·통제 시스템과 메커니즘을 개선해 국가 공중보건 응급관리 체계를 완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는 그동안 시 주석이 "중국 정부는 가장 전면적이고 엄격하며 철저한 방역 조치로 긍정적인 효과를 얻고 있다"고 밝혀온 것과 다소 다른 것으로, 정부 대응 실패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자 민심을 다독이려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생물안전을 국가안보 시스템에 포함시켜야 한다"면서 "생물안전법을 조속히 공포·실시하고, 국가생물안전법 체계와 제도적 보장 시스템을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현재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각종 지원책도 내놓고 있다.
중국 재정부 전염병대응 영도소조 판공실의 푸진링(符金陵) 주임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13일 기준 각급 정부·기관이 805억5천만 위안(약 13조6천322억원)의 재정을 전염병 대응에 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각지의 실제 지출은 410억 위안(약 6조9천400억원)"이라면서 "이 돈은 주로 설비 및 방호물자 구매, 근무자와 치료비용 보조 등에 쓰였다"고 설명했다.
로이터 통신은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가 코로나19 대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장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돕기 위해 재융자 관련 규제를 풀어주기로 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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