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블랑 살려라…프랑스, 등정객 상한두고 위반에 벌금 190만원

입력 2020-02-14 11:32
몽블랑 살려라…프랑스, 등정객 상한두고 위반에 벌금 190만원

마크롱 "몽블랑이 몽블랑 아니게 될 판국" 직접 보호대책 발표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서유럽 알프스산맥의 최고봉인 몽블랑이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등반객들에게 훼손되는 사태를 막으려고 프랑스 정부가 제재를 강화하고 나섰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프랑스 알프스 지방의 샤모니몽블랑을 방문해 등반 제한과 규정위반에 대한 제재 방침을 밝혔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 외신이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몽블랑 인근을 보호 구역으로 지정하고 정상에 오르는 이들의 수를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몽블랑 등정객은 여름 시즌에 하루 200∼300명에 이르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올해 말까지 그 상한을 설정할 예정이다.

허가없이 등반하거나 쓰레기를 버리는 등 규정을 어긴 사람에 대한 벌금은 기존 35유로(약 4만5천원)에서 1천500유로(약 192만원)로 인상하기로 했다.

몽블랑 인근을 순찰하는 경찰도 추가 배치되며, 등반객들은 예약된 숙소가 있고 지정된 장비를 지녔다는 점을 이들에게 증명해야 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몽블랑이 더는 몽블랑이 아니게 되면 완전히 끝난다. 아무도 오지 않을 것이다"라며 "우리는 규제와 금지 조처를 하고 환경 경찰력을 이용해 사람들을 교육하고, 필요할 땐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지난해 9월 몽블랑이 있는 생제르베레뱅의 장마르크 페이예 시장이 등반객 과다 유입에 따른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서한을 보낸 이후에 이뤄진 것이다.

당시 페이예 시장은 한 영국 남성이 조정 기구를 든 채 몽블랑을 등반했다가 정상 부근에 기구를 놔두고 하산한 일을 언급하며 차단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해발 4천808m에 달하는 몽블랑에는 매년 약 3만 명의 등반객이 몰린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몽블랑 산괴에서 가장 큰 빙하인 '메르드글라스'(Mer de Glace)를 방문해 기후 대응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이 빙하가 녹고 있는 모습은 지구 온난화에 대한 반박할 수 없는 증거"라고 말했다.

길이가 약 7.5㎞에 달하는 메르드글라스는 매년 약 8m씩 녹아 없어지고 있다고 더타임스가 전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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