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의 '드레스덴 참상' 과장에 독일 대통령 "역사조작 맞서야"
(뮌헨=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2차 세계대전 당시 드레스덴 파괴 75주년 행사에서 "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한다"며 독일 시민에게 당부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인 1945년 2월 13일부터 15일까지 미국과 영국 등 연합군은 드레스덴을 독일 군수물자 생산 및 수송의 핵심 지역으로 간주하고, 수백 대의 폭격기를 동원해 '엘베강의 피렌체'라 불리던 드레스덴을 폭격해 폐허로 만들었다.
당시 2만5천명이 사망했고, 독일 당국은 나치에 의해 유발된 2차 세계대전의 참상을 기억하기 위해 매년 희생자를 추모하는 행사를 열어왔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역사를 조작해 무기처럼 남용하는 정치 세력이 있다"면서 "희생자와 유가족들의 고통에 초점을 맞추고 이런 고통이 왜 발생했는지 묻기 위해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자유민주주의와 권위주의, 국가주의의 사이에는 분명히 경계가 있다"면서 "우리는 이 경계를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드레스덴 폭격의 희생자 숫자가 조작됐고, 실제 20만 명에 달한다고 주장해온 극우주의자들을 겨냥한 것이다.
행사에 참석한 수천 명의 시민은 '평화와 관용'의 인간 띠를 형성했고, 슈타인마이어 대통령도 참여했다.
이날 드레스덴에서는 극우주의자들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희생자를 위한 '장례 행렬' 행사를 열었다.
드레스덴의 왕궁과 박물관, 교회 등은 대부분 재건됐다. 이들 건물은 폭격으로 뼈대만 남은 구조물을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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