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 '국부' 나자르바예프 손자 영국에 정치 망명 신청"
러 언론 보도…"러시아-카자흐 간 비리 정보 갖고 있는데 압박받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前)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손자 아이술탄 나자르바예프가 영국에서 정치 망명을 신청했다고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이술탄은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정부 간 대규모 비리에 관한 정보를 갖고 있는데 가족들이 자신에게 압력을 행사해 망명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의 장녀인 다리가 나자르바예바의 둘째 아들인 아이술탄(29)은 영국 런던에서 마약을 투약한 상태로 현지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에 대해 지난해 10월 유죄 판결을 받았으나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아이술탄은 영국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카자흐스탄 국방부 총정찰국에서 근무했다.
그는 2017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2015년 자신의 아버지가 사망한 뒤 마약에 손을 댔으나 이후 중독을 극복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로도 마약 투약을 계속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리가의 남편이자 아이술탄의 아버지인 라하트 알리예프는 한때 카자흐스탄 첩보기관과 외무부 등에서 고위직을 지내고 오스트리아 대사로도 재직했으나, 2007년께부터 장인인 나자르바예프 당시 대통령과 갈등을 빚어 강제 이혼을 당한 뒤 오스트리아로 이주했다.
그는 오스트리아 현지에서 횡령과 살인 혐의 등에 대한 재판을 받던 중 구치소에서 목을 매 숨졌다.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은 30년 가까운 장기 집권 후 작년 3월 퇴임했지만 국가안보회의 의장직과 집권당 총재직을 유지하고 '국부' 지위를 누리면서 계속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의 장녀 다리가는 아버지의 후광을 업고 지난해부터 상원의장직을 맡아 오고 있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