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홍콩업무 총괄' 홍콩판공실 책임자에 시진핑 측근 임명(종합)

입력 2020-02-13 20:29
중국, '홍콩업무 총괄' 홍콩판공실 책임자에 시진핑 측근 임명(종합)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 정부가 홍콩 업무를 총괄하는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의 책임자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측근을 임명했다.

중국 정부는 13일 고위직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 및 비서장을 맡고 있는 샤바오룽(夏寶龍·68)이 홍콩·마카오 판공실 주임을 겸임한다고 발표했다고 창안제즈스(長安街知事) 등 중국매체가 전했다.

기존 장샤오밍(張曉明) 주임은 장관급 지위는 유지한 채 홍콩·마카오 판공실 일상업무를 관장하는 상무 부주임을 맡게 됐다.

중국 정부는 또 각각 홍콩과 마카오 주재 중국 연락판공실 주임인 뤄후이닝(駱惠寧)과 푸쯔잉(傅自應)이 홍콩·마카오 판공실 부주임을 겸임하도록 했다.



홍콩·마카오 판공실 신임 주임인 샤바오룽은 톈진(天津) 출신으로, 2003~2007년 중국공산당 저장성위원회 부서기를 맡아 당시 서기였던 시 주석을 보좌한 바 있다. 이후 저장성 성장과 서기 등도 지냈다.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그가 시 주석의 '신뢰받는 우군'이라는 평가를 받는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사실상 홍콩·마카오 판공실이 홍콩 주재 중국 연락판공실보다 상급 기관으로 격상됐던 만큼, 이번 인사로 보고라인이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서 "장샤오밍은 부주임이 됐지만 대체적인 역할은 그대로다"라면서 "베이징(北京)에 소재한 홍콩·마카오 판공실과 홍콩에 있는 연락판공실 간 의사소통이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국정치 전문가인 장피에르 카베스탕 홍콩침례대학 교수도 AFP 통신 인터뷰에서 "시 주석이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원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인사는 중국과 홍콩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입법회(의회) 내 친중파에 대해 더 많은 지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봤다.

또 샤바오룽이 저장성 근무 당시 기독교 확산을 막는 데 있어 강경론자로 알려졌다고 카베스탕 교수는 소개했다.

이번 인사는 홍콩에서 지난해 하반기 내내 반중 성격의 대규모 시위가 이어진 데 이어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단행됐다.

지난해 6월부터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기치를 내걸고 진행된 홍콩 시위는 이후 반중 성격으로 변화했고, 행정 수반인 행정장관 직선제 등 정치적 자유를 요구하는 움직임으로 확대됐다.

일각에서는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의 경질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중국 정부는 람 장관을 재신임하고 지난달 홍콩 주재 중국 연락판공실 주임을 뤄후이닝으로 교체한 바 있다.

홍콩에서는 또 올해 들어 코로나19로 50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마스크 부족 등으로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된 상황이다.

람 행정장관은 샤바오룽 임명을 환영하면서, 홍콩·마카오 판공실이 홍콩 정부 업무를 지지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샤바오룽 임명은 중앙정부가 홍콩과 마카오 사무를 중시한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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