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온라인 식료품점 '피포드' 중서부서 사업 중단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의 온라인 식료품 배달 서비스업체 '피포드'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본사 소재지 시카고를 비롯한 미 중서부 지역 사업을 접는다고 밝혔다.
피포드는 12일(현지시간)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오는 18일부터 일리노이·위스콘신·인디애나 주에서 식료품 배달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피포드는 이와 함께 시카고·밀워키·인디애나폴리스의 유통센터와 시카고 교외지역에 있는 유통센터·식품조리 시설·픽업 센터 등도 모두 문 닫을 계획이다.
단, 본사와 테크놀로지 지원부서 '피포드 디지털 랩스' 팀은 계속 시카고에 남는다.
피포드는 해당 지역에서 30여년간 사업해온 점을 상기하면서 "어렵게 내린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시카고트리뷴은 미 중서부 지역 피포드 이용자는 약 5만 명으로, 매주 1만500건의 주문이 발생한다고 전했다.
2000년 피포드를 인수한 네델란드계 유통기업 '아홀드 델헤이즈'는 이번 결정으로 500여 명의 직원이 일자리를 잃게 됐다고 밝혔다.
피포드는 중서부 사업을 접는 대신 아홀드 델헤이즈가 최대 식품 소매업체 위상을 지키고 있는 동부지역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아홀드 델헤이즈 미국사업부 최고경영자(CEO) 케븐 홀트는 "매출이 성장세에 있고, 시장 점유율이 늘고, 소비자 밀집도가 높고, 실적이 양호한 동부 해안지역 시장에서 우위를 공고히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포드는 1989년 시카고 북부 교외도시 에반스톤에 처음 설립돼 식료품 온라인 쇼핑 시대를 열었다.
이후 미국내 24개 대도시권으로 사업을 확대했고, 2015년 "미국에서 가장 큰 온라인 식료품 배달 서비스업체"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인스타카트'와 유통공룡 아마존의 '아마존 프레시' 등이 시장에 가세하면서 경쟁력 강화에 부심해왔다.
셀마 포스트마 피포드 사장은 "중서부 사업은 온라인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다 어려움을 맞게 됐다"며 "공급망과 연결할 매장 네트워크가 없다보니 자신들이 주문할 식재료 상태 등에 대해 알고자 하는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어 신규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피포드의 미 중서부 지역 매출은 10년 전 1억5천만 달러(약 1천780억 원)에 달했으나 현재는 약 9천700만 달러로, 아홀드 델헤이즈의 미국 온라인 시장 매출 11억 달러의 10분의 1에 못미친다.
한편 시카고트리뷴에 따르면 미국 온라인 식품 시장 규모는 2016년 120억 달러(약 14조 원)에서 2018년 260억 달러(약 30조 원)로 2배 이상 확대됐으며, 2025년에는 1천억 달러(약 120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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