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덮인 야자수…이라크 바그다드에 12년 만에 눈
이란 북부는 80㎝ 폭설로 7명 사망…전기·통신 일부 두절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 11일(현지시간) 새벽 눈이 내려 시민들이 즐거움을 만끽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들 보도에 따르면 바그다드에 눈이 내린 것은 2008년 이후 12년 만이며, 2008년을 포함해 100년 만에 두 번째라는 보도도 나왔다.
중동 전문 매체 알아라비는 2008년엔 눈이 내린 시간도 짧았고 진눈깨비였지만 이번에는 함박눈이 내려 바그다드 시민들이 제대로 눈을 즐길 수 있었다고 전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매우 보기 드문 눈이 내린 바그다드의 풍경, 눈싸움하거나 눈사람을 만드는 시민들의 사진과 동영상이 많이 게시됐다.
이라크 기상청은 "한랭기단이 유럽 쪽에서 유입돼 눈이 내렸다"라고 설명했다.
바그다드뿐 아니라 더 남쪽인 카르발라에도 이날 눈이 내렸다. 카르발라에서 눈이 내린 공식 기록은 없지만 일부 중동 언론은 약 40년만이라고 보도했다.
이라크 북부는 사계절이 뚜렷해 겨울에 눈이 자주 내리지만 중부 이남의 바그다드는 2월 평균 기온이 섭씨 6도 정도로 강설이 거의 없다.
이라크 바그다드와 남부 지역은 여름 최고 기온이 섭씨 50도를 넘나들 정도로 중동에서도 가장 더운 곳으로 꼽힌다.
이란 북부 길란 주에서는 9∼11일 사흘간 폭설이 내려 카스피해 주변 일부 지역에서 교통이 마비되고 전기, 통신망이 끊겨 주민 수만명이 고립됐다. 이란 기상청은 이 지역 적설량이 80㎝라고 집계했다.
길란주 당국은 12일 "눈사태와 건물 붕괴, 추락 등으로 7명이 숨지고 78명이 낙상과 같은 부상을 당했다"라고 집계했다.
이란 북부는 사계절이 뚜렷한 지역으로 특히 길란 주는 폭설이 내리곤 한다.
길란 주뿐 아니라 테헤란을 비롯한 이란 북부 지역은 11일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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