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 프란치스코 교황 면담 위해 바티칸으로 출국
작년 11월 석방 후 첫 외국 방문…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주선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면담하기 위해 11일 오후(현지시간) 바티칸으로 향했다.
룰라 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석방된 이후 외국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브라질리아 법원의 허가에 따라 이루어졌다.
룰라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와 돈세탁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2018년 4월 7일 연방경찰 시설에 수감됐으며, 연방대법원이 2심 재판의 유죄 판결만으로 피고인을 수감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하면서 수감 580일 만인 지난해 11월 8일 석방됐다.
룰라 전 대통령의 변호인은 교황 면담이 13일 중 이뤄지며 15일 브라질로 귀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룰라 전 대통령의 교황 면담은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주선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대선을 앞둔 지난해 10월 룰라 전 대통령을 면회하고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에 참석하는 등 연대를 과시했다.
이후 아르헨티나 대선 결선투표에서 페르난데스가 승리하자 룰라 전 대통령은 축하 메시지를 통해 "중남미는 형제애와 존중의 관계를 조금씩 되찾을 것"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5월 수감 중이던 룰라 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부인과 친형, 손자를 차례로 잃고 매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위로한 바 있다.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은 "나는 당신을 위해 기도할 것이며, 당신도 나를 위해 기도하는 것을 잊지 말라"고 당부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에 대한 승리 덕분에 우리는 선이 악을 이기고, 진실이 거짓을 이길 것이라고 믿게 됐다는 말을 전했다.
교황의 서한은 단순한 위로와 애정을 넘어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되면서 정치권에서 한동안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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