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최대 도시 상파울루 집중호우로 '마비'…최소 4명 사망

입력 2020-02-12 02:54
브라질 최대 도시 상파울루 집중호우로 '마비'…최소 4명 사망

1983년 이후 최대 강우량…지하철 운행 차질, 항공편도 일부 취소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남동부 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최대 도시 상파울루가 사실상 마비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상파울루시에서는 지난 9일 밤(현지시간)부터 전날 아침 사이 114㎜의 비가 내렸다. 이는 지난 1983년 2월 1∼2일에 기록한 121.8㎜ 이후 최대 강우량이다. 이달 들어 내린 비는 30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파울루 시내 곳곳에서 가옥 붕괴와 도로 침수가 잇따랐고 극심한 교통 체증이 빚어졌다. 항공기 운항이 일부 취소되고 지하철 운행도 차질을 빚었으며, 각급 학교는 임시휴업에 들어갔다고 브라질 언론이 11일 보도했다.



소방당국은 전날 하루에만 7천600여건의 구조 요청이 접수됐으며 최소한 4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기상 당국은 앞으로도 수일간 집중호우가 간헐적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예보해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 규모가 예상보다 커지면서 상파울루 증시의 보베스파 지수가 약세를 보이고 달러화 환율이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년간 방재 예산이 지속해서 감소한 데다 그나마 책정된 예산도 제대로 집행되지 못해 재난에 속수무책이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인재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2010∼2019년 상파울루 주 정부의 방재예산은 62억 헤알(약 1조9천억 원)이었으나 실제로 집행된 것은 36억 헤알로 58%에 그쳤다.

방재예산 규모 자체가 많지 않은 것은 물론 예산 집행도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앞서 지난달 남동부 미나스 제라이스 주와 에스피리투 산투 주에서 집중호우로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을 때도 방재예산을 무리하게 축소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지난해 브라질 정부의 방재예산은 3억620만 헤알(약 840억 원)로 지난 2012년의 42억2천300만 헤알(약 1조1천560억 원)과 비교하면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나마 지난해 방재예산 가운데 실제로 집행된 것은 3분의 1에 그쳐 2008년 이후 11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방재예산은 지난해보다도 11% 적은 2억8천400만 헤알로 줄었다. 2012년 대비로는 7%에 미치지 못한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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