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기생충' 투자 CJ에도 주목…이미경 "기생충 18번 봤다"(종합)

입력 2020-02-12 01:09
수정 2020-02-12 16:03
美언론 '기생충' 투자 CJ에도 주목…이미경 "기생충 18번 봤다"(종합)

WSJ "식품제조사로 출발한 70년된 재벌"…NYT "기생충 투자·배급 역할"



(서울·뉴욕=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이준서 특파원 = 영화 '기생충'이 올해 아카데미상을 사실상 독식한 가운데 한국의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인 CJ의 역할에 미 언론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 언론들은 11일(현지시간) CJ ENM이 '기생충' 투자·배급사로서 상당한 역할을 했다면서, 삼성그룹과의 관계를 소개했다.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 오른 이미경 CJ그룹 부회장도 주목을 받았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생충의 재정적인 후원자는 식품 제조사로 출발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으나 한국에선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규모가 큰, 70년 가까이 된 재벌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올해 오스카 작품상 후보작 중 '기생충'이 유일하게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의 작품이 아니었음에도 CJ가 그에 못지않게 오스카를 겨냥해 어마어마한 홍보 캠페인을 펼쳤다고 WSJ은 평가했다.



이미경 부회장에 대해선 삼성그룹의 창업주이자 1950년대 설탕과 밀가루 제조사로 CJ를 세운 이병철 선대회장의 손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과 이 부회장의 동생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1995년 할리우드와 음악산업 쪽에 목표를 두고 드림웍스SKG에 3억달러를 투자해 약 11%의 지분을 취득했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사무실에서 진행한 WSJ 인터뷰에서 "우리는 식품회사에 불과했다"며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우리가 독립했을 때 동생과 나는 회사를 정말로 확장하고 싶었다"고 당시 드림웍스에 투자를 결정한 배경을 밝혔다.



WSJ은 그 당시만 해도 CJ는 '제일제당'이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져 있었으나 오늘날 이 회사는 영화 투자·배급과 함께 여러 개의 음반 레이블과 배우 매니지먼트사를 거느리며 '케이팝'으로 알려진 한국 현지 팝 음악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프리 카젠버그 드림웍스 공동창업자는 이 부회장에 대해 "돈과 야망, 무한한 지식의 샘을 갖고 할리우드에 왔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녀는 드림웍스와의 파트너십을 지렛대 삼아 한국과 여기 미국에서 다른 목표를 추구했다"고 말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이미경 부회장이 기생충에 투자하고 배급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기생충을 "18번 봤다"면서 "처음 봤을 때는 저소득층이 고소득층에 기생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두 번째로 봤을 땐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이 서로에 기생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로를 존중하면서 선을 넘지 않고 공존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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