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박, 인도네시아 '영해 침범' 또 나포…5개월 새 3차례
8일 에스제이가스 7호 붙잡혀…DL릴리호·CH벨라호와 비슷한 지점
(자카르타·세종=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장하나 기자 = 인도네시아 해군에 한국 선장과 선원을 태운 선박이 영해 침범 혐의로 또다시 나포됐다.
11일 해수부와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 국적의 LPG운반선 '에스제이가스 7호'가 지난 8일 인도네시아 빈탄섬 인근 영해에 닻을 내렸다가 현지 해군에 붙잡혔다.
이 선박에는 한국인 선장과 선원 각 1명, 인도네시아인 선원과 미얀마인 선원 각 6명 등 모두 14명이 타고 있다.
에스제이가스 7호는 바탐섬과 빈탄섬 사이 해군기지 앞바다로 끌려와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다.
선장과 선원들은 여권을 압수당한 채 사건이 처리될 까지 배에서 내리지 못하며, 길게는 석 달 이상 억류될 수 있다.
문제는 똑같은 유형의 사건이 작년 가을부터 벌써 세 번째라는 점이다.
에스제이가스 7호가 나포된 지점과 비슷한 지점에서 작년 10월 9일 한국인 선장·선원 9명을 태운 'DL릴리호'(파나마 국적)가, 올해 1월 11일에는 한국인 선장·선원 4명을 태운 'CH벨라호'(한국 국적)가 각각 나포됐다.
DL릴리호는 나포된 지 100일 만인 올해 1월 17일 풀려났으나, CH벨라호는 32일째 해군기지 앞바다에 묶여 있다.
지난달 24일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의 영사가 인도네시아 군 당국의 승인을 받아 CH벨라호에 승선, 선장·선원들의 건강 상태가 양호한지와 식료품이 잘 조달되는지 확인한 바 있다.
우리 정부는 인도네시아 해군에 억류 해제 절차를 신속히 밟아달라고 요청했지만, 언제 풀려날지 알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한국 선박이 비슷한 지점에서 나포되자 '한국 선사들 사이에 정보전파가 제대로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중국과 남중국해의 나투나제도를 두고 영유권 분쟁을 하면서 영해 침범에 대해 사전 경고 없이 곧바로 나포하는 등 엄격히 처벌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수부 관계자는 "선박 나포 상황을 인지하고 연락을 취하며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중"이라며 "선사들에 충분히 주의를 주고 관련 내용을 전파했는데도 현장에 닿지 않은 경위 등을 조사하는 한편 향후 재발 방지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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