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에도 문 연 중국 공장들 정상화까지는 '먼 길'
일손 부족 등 난관 많아…재무 위기에 대출 신청도 속출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를 마친 중국의 공장들이 전날부터 재가동에 들어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 여파로 운영 정상화까지 적잖은 차질이 예상된다.
일각에선 올해 4, 5월까지도 충격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중국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기업들은 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른 당국의 규제와 일손 부족 등으로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의 지방 정부들은 직원 전원의 14일간 행적 보고 등 조건을 만족시켜야 공장 재가동을 승인하고 있고 현지 공급물량이 달리는 마스크와 고글, 장갑 등을 직장에 상시 비치할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게다가 일부 도시에선 신종 코로나 발생 지역에서 일한 트럭 운전사들을 2주간 격리하는 등 물류에도 난관이 많다.
연휴 기간 고향을 방문한 근로자들이 이동 통제 때문에 직장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 상당수 중국 공장이 근로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중 유럽상공회의소의 요르그 부트케 회장은 "도시마다 검문이 이뤄진 중세시대 유럽을 방불케 한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은 편인 대기업들조차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포드는 10일 중국 현지의 일부 공장 운영을 재개했지만, 신종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데는 최소 수 주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는 15일 공장 문을 다시 열고 2주에 걸쳐 생산량을 차츰 늘려가겠다고 밝혔고 도요타자동차는 중국 공장 재가동 시점을 일단 한 주 연기했다.
이와 관련해 상하이 당국은 시내 제조업 공장의 70%가 10일 운영을 재개했다고 발표했지만, 많은 공장이 간신히 가동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중국 공장의 운영 차질로 부품을 공급받는 제3국 업체들에도 여파가 큰 상황이다.
일본 닛산자동차는 10일 중국산 부품 수급 차질로 일본 규슈 공장의 운영을 나흘간 중단한다고 밝혔고, 이탈리아 FCA와 현대자동차 등도 비슷한 문제를 겪었거나 겪고 있다.
중국 기업들 가운데서는 이미 공장 가동 중단 등의 영향으로 재무적인 어려움에 빠진 곳들도 속출하고 있다.
광둥성에서 오토바이 머플러 공장을 운영하는 뤄 샤오잉은 오는 4월에나 공장 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이렇게 되면) 거의 반년간 수입이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신종 코로나 사태 여파로 중국 기업 수백곳이 현지 은행권에 최소 574억 위안(약 9조7천억원) 규모의 대출을 신청했다고 전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하는 제조업에 이처럼 타격이 불가피하자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중국의 올해 GDP 기준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5.7%에서 5.0%로 내려 잡았다.
한편 덴마크 해사 정보업체 시-인텔리전스는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컨테이너 35만개 규모의 해상물류가 감소했고, 이로 인해 세계 해운업계가 매주 3억5천만 달러(약 4천100억원) 상당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추산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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