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베네수엘라 국경서 또 마찰…난민이 10대 성폭행
주민들 도로 봉쇄한 채 베네수엘라 난민 입국 막아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북부지역에서 베네수엘라 난민이 10대 여학생을 성폭행한 사건이 일어나 주민들이 국경 도로를 봉쇄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10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 북부 호라이마 주(州)의 국경도시인 파카라이마에서 지난 7일 베네수엘라 난민이 10대 여학생을 성폭행한 사건이 일어났다.
피해자는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파카라이마에 거주하며 시내 학교에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범인은 곧바로 체포됐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파카라이마 주민들은 베네수엘라 국기를 끌어 내리고 차량을 이용해 베네수엘라의 산타 엘레나 도 우아이렌 시로 이어지는 도로를 봉쇄한 채 베네수엘라 난민들의 입국을 막았다.
주민 시위는 7일부터 이날까지 나흘째 이어지고 있으며, 브라질 당국에 국경 폐쇄를 요구하고 있다.
인구 1만2천여 명의 소도시 파카라이마에서는 그동안 현지 주민과 베네수엘라 난민들 간에 여러 차례 마찰이 빚어졌다.
지난 2018년 8월에는 난민들이 상인을 상대로 강도 행각을 벌인 사실이 알려지고 나서 주민들이 난민 텐트를 불태우고 폭행을 가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주민들의 공격으로 임시 거주 시설에서 쫓겨난 베네수엘라 난민들은 귀국길에 오르거나 상대적으로 여건이 좋은 다른 도시로 옮겨갔다.
한편, 유엔의 자료를 기준으로 현재 브라질에는 베네수엘라 난민 24만여명이 체류 중이며, 매일 500명 정도의 난민이 국경을 넘고 있다.
브라질 법무부 산하 국립난민위원회(Conare)는 지난해 말 베네수엘라 난민 2만1천400여 명에게 난민 자격을 인정했다.
베네수엘라에서 '국민 엑소더스(대탈출)' 사태가 벌어진 이후 브라질 정부가 이처럼 대규모로 난민 자격을 인정한 것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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