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좌파 시의원 살해 의혹 민병대 우두머리 경찰에 피살
대통령 아들과 연계됐다는 소문 나돌아…배후설 제기될 듯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좌파 정당 소속 시의원 살해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아온 민병대 우두머리가 경찰과 총격전에서 피살됐다.
10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 경찰은 북동부 바이아 주 에스플라나다 지역에서 전날 리우 민병대의 우두머리인 아드리아누 마갈량이스 다 노브레가(43)를 사살했다고 밝혔다.
전직 경찰이자 리우에서 '범죄 사무소'라는 이름의 민병대를 이끄는 아드리아누는 우파 사회자유당(PSL) 소속 시의원의 농장에 숨어 있다가 바이아 경찰에게 발각됐으며 격렬한 총격전을 벌이다 사살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시의원은 아드리아누가 자신의 농장에 은닉한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사회자유당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소속 정당이었으며, 아드리아누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장남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과 가깝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아드리아누는 자신의 변호사에게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는 말을 여러 차례 한 것으로 알려져 그의 죽음을 놓고 배후설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아드리아누는 지난해 3월 리우에서 발생한 좌파 사회주의자유당(PSOL) 소속 마리엘리 프랑쿠 시의원 피살 사건에도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았다.
당시 프랑쿠 시의원은 귀가 도중 리우 시 북부 에스타시우 지역에서 괴한들에게 살해됐으며, 이 사건은 정치권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리우 빈민가 출신의 흑인이며 성 소수자로 알려진 프랑쿠 전 시의원은 인권단체에서 활동했으며 경찰 폭력을 강도 높게 비난해 왔다.
연방검찰과 리우 경찰은 사건 발생 1년 만인 지난 3월 용의자 2명을 체포했으며, 이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한때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배후 인물로 거론되기도 했다.
브라질에서는 민병대 조직이 전국으로 확산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병대 조직은 수도인 브라질리아 연방특구와 23개 주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정치권과 깊숙이 연계돼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리우 시에서는 1980년대부터 민병대 조직이 활동하고 있으며 현실 정치에 개입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연방경찰은 민병대를 포함한 대형 범죄조직들이 지방선거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들의 동향을 추적 관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병대와 범죄조직들은 특정 정당이나 후보에게 불법 선거자금을 대주고 이권을 챙기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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