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프로스 대통령 "터키 압력에 굴하는 것은 주권 포기하는 것"

입력 2020-02-10 23:12
키프로스 대통령 "터키 압력에 굴하는 것은 주권 포기하는 것"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동(東)지중해 키프로스 섬 연안 대륙붕의 자원 개발을 두고 터키와 갈등을 빚고 있는 키프로스공화국(이하 키프로스)의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 대통령이 "압력에 굴복하는 것은 주권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아나스타시아데스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어떤 일이 있어도 우리 수역에서 가스 탐사 계획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터키의 압력에 직면해 시추를 중단하는 것은 키프로스의 주권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키프로스의 통일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됐다"면서도 "터키가 통일 회담을 위해 시추 중단을 요구한다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터키는 키프로스가 주권을 포기해야 대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며 "이는 터키를 믿을 수 없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키프로스는 1960년 영국에서 독립했으며 이후 친(親) 그리스 장교들이 쿠데타를 일으키자 터키군이 섬 북부를 점령해 키프로스와 북키프로스튀르크공화국(이하 북키프로스)으로 분단됐다.

국제사회에서는 그리스계 주민이 대다수인 키프로스만 정식국가로 인정받지만, 터키는 친(親) 터키계 정부가 들어선 북키프로스를 인정하고 보호국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키프로스가 다국적 에너지 기업과 손잡고 연안 대륙붕 개발에 착수하자 터키는 북키프로스도 대륙붕 자원에 동등한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며, 키프로스가 배타적 경제수역(EEZ)으로 선포한 해역에 시추선과 해군 함정을 투입해 유럽연합(EU)과 그리스·키프로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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