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만의 카메룬 총선서 폭력사태…"투표소공격 시도 7명 사살"
영어권 분리주의자들 방해와 야당 보이콧으로 진통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아프리카 서부 카메룬에서 지난 9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과 지방선거가 폭력 사태로 얼룩졌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카메룬군은 이날 카메룬 서부 도시 방겜에서 투표소들를 겨냥해 방화 공격을 시도한 무장한 분리주의자 7명이 사살됐다고 밝혔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방겜은 분리주의자들이 활동하는 영어권 지역이다.
분리주의자들은 최근 카메룬 북서부와 남서부에서 유권자들에게 투표하지 말라고 위협하면서 불안감을 조성했다.
분리주의자들은 지난 2주 동안 총선 및 지방선거 후보 120여명을 납치했고 이들 중 약 절반을 풀어줬다고 AP가 전했다.
지난 8일 밤 카메룬 북서부 도시 자키리에서는 선거 물품을 싣고 가던 군용차들이 중무장한 괴한들의 공격을 받아 군인 3명이 다쳤다.
폴 비야(86) 대통령이 1982년 11월부터 37년간 통치한 카메룬은 분리주의자들의 폭력으로 치안이 불안하다.
카메룬은 영어와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인정하지만, 전체 인구의 20%에 불과한 영어권 주민은 자신들이 차별받는다는 불만이 크다.
영어권 분리주의자들은 2016년부터 '암바조니아'(Ambazonia)라는 독립국 건설을 추진하면서 군인, 경찰을 공격하는 등 폭력 사태를 일으켜왔다.
카메룬 총선은 두차례 연기를 거쳐 2013년 이후 7년 만에 치러졌으며 의회 의원 180명이 선출될 예정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집권당 '카메룬인민민주연합'(RDPC)의 압도적인 승리가 예상된다고 외신이 분석했다.
앞서 카메룬의 주요 야당인 '카메룬르네상스운동'(MRC)은 선거를 거부한다며 후보를 내지 않았다.
MRC 지도자 모리스 캄투는 2018년 10월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가 비야 대통령에게 패했고 이후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다가 9개월 동안 수감생활을 했다.
카메룬 총선 및 지방선거 개표 결과는 2주 안에 발표될 전망이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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