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제물포해전서 항복 거부하고 침몰한 자국해군 추모

입력 2020-02-10 16:52
러시아, 제물포해전서 항복 거부하고 침몰한 자국해군 추모

침몰한 군함 이름은 '고려인'이라는 뜻 가진 '카레예츠'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116년 전 '제물포 해전'에서 숨진 러시아 해군 수병들을 추모하는 행사가 극동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해양묘지에서 열렸다고 러 국방 전문 TV 채널인 '즈베즈다'가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행사에 참석한 태평양함대의 소속 군인들과 블라디보스토크 시민들은 제물포 해전 추모비 앞에 헌화하며 목숨을 잃은 수병들의 넋을 기렸다.



러·일 전쟁의 서막을 알린 제물포 해전은 1904년 2월 9일 인천 제물포 인근 해상에서 벌어졌다.

일본의 완승으로 끝난 이 해전에서 러시아는 순양함 바략(Varyag)과 소형군함 카레예츠(Koreets)를 잃었다.

일본의 공격을 받자 당시 러시아 지휘관들은 자국 군함을 일본에 넘겨줄 수 없다고 판단, 이를 침몰시키기로 했다.

러시아는 매년 이날이 되면 행사를 열어 자국 지휘관들과 수병들의 행위를 기리고 있다.

제물포 해전은 동아시아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힘을 겨루던 러시아와 일본이 조선 앞바다에서 벌인 전투다.

흥미로운 점은 당시 침몰한 러시아 군함인 '카례예츠'의 뜻이다.

카레예츠는 러시아어로 '고려인'(한국인)이라는 뜻이다.

러시아 내 소수 민족의 이름에서 따왔다는 설부터 조선의 문호 개방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의견까지 러시아가 함명을 카레예츠로 붙인 이유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알렉세이 울리야넨코 바략함 함장은 즈베즈다에 "제물포 바다에서 장병들이 고군분투하며 싸웠다"며 "(군인들이) 자신들이 죽을 것을 알고도 후퇴하지 않았고, 깃발을 내리지도 항복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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