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군 군사장비 행렬 또 시리아 국경넘어…"장갑차 등 300대"(종합)

입력 2020-02-10 00:49
터키군 군사장비 행렬 또 시리아 국경넘어…"장갑차 등 300대"(종합)

지난 2일 이어 다시 시리아 진입…시리아군 "이들립 공격 계속할 것"

최후 반군 거점 이들립 휴전 파기 위기…대규모 난민 재앙 우려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터키군 군사장비 행렬이 9일(현지시간) 시리아 국경을 넘어 북서부 이들립 지역으로 진입했다고 중동권 아랍어 뉴스전문 채널 '스카이뉴스 아라비아'를 인용해 타스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행렬에는 탱크, 장갑차, 탄약을 실은 트럭 등이 포함됐다고 통신은 전했으나 정확한 장비 대수는 언급하지 않았다.

범아랍권 위성TV채널 '알마야딘'은 또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과 알레포 지역에 주둔 중인 반군 대원들이 자신들의 가족을 터키와 접경한 알레포 북쪽 아프린시로 이동시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은 전날 터키군이 약 300대의 트럭과 장갑차 등을 시리아와의 국경 지역으로 이동 배치했다고 전한 바 있다.

이 군사장비들이 이날 국경을 넘어 이들립 지역으로 진격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터키군 이동은 지난 2일 터키군 장비들의 대규모 시리아 이동배치에 뒤이은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방송 '알아라비야'는 앞서 2일 아침부터 탱크와 장갑차 등을 포함한 최소 200대의 터키군 전투차량들이 시리아 국경을 넘어 이들립주와 알레포주로 향했다고 전했다.

터키군 추가 배치는 시리아 내 마지막 반군 거점인 이들립 지역에서 최근 들어 시리아 정부군의 공세가 격화하고 이에 저항하는 반군의 반격이 거세지면서 이들립 지역 휴전 체제가 심하게 흔들리고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루어졌다.

이들립은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군에 맞서온 반군의 마지막 거점이다.

시리아 반군을 지원하는 터키와 정부군을 돕는 러시아는 2018년 9월 이들립 일대에서 휴전하기로 합의하고 긴장완화지역(휴전 지역)을 설치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부군은 이들립 지역에서 세력을 키워가는 테러조직을 근절한다는 명분으로 휴전 합의를 어기고 공격을 재개했으며, 반군은 정부군의 공세에 터키 국경 인근까지 밀려났다.

터키는 휴전 합의 이후 반군이 장악한 이들립 지역에 휴전 준수 여부를 감시하기 위한 초소 12곳을 설치했으나, 최근 반군이 후퇴하면서 일부 초소는 시리아 정부군에 포위된 상태다.

이에 터키가 시리아 배치 자국군 지원을 위해 장갑차와 탱크 등이 포함된 기갑병력을 이들립 지역에 증원 배치하면서 긴장이 고조했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시리아 내전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지난 1주일 동안에 1천240대의 전투장비가 5천명의 병력과 함께 이들립으로 진입했다고 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 5일 의회 연설에서 "시리아 정부군은 이번 달 내로 우리 감시 초소 주변에서 철수해야 한다"며 "스스로 물러나지 않을 경우 우리가 직접 물러나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훌루시 아카르 터키 국방장관은 9일에도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합의(휴전합의)에 대한 위반이 계속되면 우리는 플랜B와 플랜C를 갖고 있다"면서 시리아 내에서 대규모 군사작전을 전개할 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시리아 정부군은 이날 최근 며칠 동안 이들립 지역에서 수십개의 도시와 마을을 점령하면서 600 ㎢ 이상의 지역을 장악했다면서 이들립 탈환을 위한 군사작전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시리아군 공세로 인도주의 재앙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후 교전을 피해 약 60만명의 난민이 이들립을 떠나 터키 국경쪽으로 이동했다. 어린이가 다수인 난민들은 영하의 날씨에 야외 대피소나 임시 가옥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와 터키는 8일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외무차관급 회담을 열고 이들립 사태를 논의했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전했다. 하지만 회담 결과에 대해선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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