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햄프셔 D-3 미 민주 공방 격화…다급한 바이든, 부티지지 맹공

입력 2020-02-09 07:21
뉴햄프셔 D-3 미 민주 공방 격화…다급한 바이든, 부티지지 맹공

바이든, 부티지지 약점 부각하며 모욕적 광고도…샌더스는 기업후원금 문제 삼아

부티지지 "워싱턴 경험에 타락하지 않은 게 장점" 반박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2차 경선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사흘 앞둔 8일 주요 대선 주자들이 뉴햄프셔에 총출동해 거친 신경전을 펼쳤다.



지난 3일 아이오와주 첫 경선에서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이변을 일으키며 박빙의 승리를 거둔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거침없는 상승세를 타면서 '부티지지 돌풍'이 점화한 형국이다.

이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부티지지 바람'을 차단하기 위해 거친 말도 불사하는 공세적 태도에 나서면서 공방전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동안 '점잖은 선거전'을 펼쳐온 바이든은 1차 경선에서 4위로 추락한 후 '중도 대표주자' 자리를 부티지지에게 넘겨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의 발로인 듯 전례 없이 강도 높은 어조로 부티지지를 몰아붙였다.

그는 뉴햄프셔주 한 선거 행사에서 부티지지를 겨냥해 "우리가 사우스벤드 시장 외엔 더 높은 직책을 맡은 적이 없는 누군가를 후보로 지명한다면 당이 위험에 처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 지지세력의 중추인 흑인 유권자 지지를 얻지 못하면 부티지지는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부티지지가 중부 소도시 사우스벤드에서 2번 시장을 역임한 것 외에는 중앙정치 경험이 없고, 동성애자로서 흑인 지지를 끌어내기 힘들다는 약점을 파고든 것이다.

바이든 캠프는 이날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부통령으로서 성과와 부티지지의 시장 시절 성과를 비교한 뒤 "우리는 대통령을 뽑고 있다. 당신이 무엇을 했는지가 중요하다"라면서 부티지지를 깔아뭉개는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바이든이 이란과 핵 협상을 도울 때 부티지지는 애완동물 관련 협상을 하고, 바이든이 자동차 산업 구제에 나설 때 부티지지는 사우스벤드시의 장식용 벽돌을 배치했다고 하는 등 부티지지에게 모욕적인 내용이 담겼다.

바이든은 샌더스에 대해서도 상원에 있으면서 자신의 대표 공약인 '전 국민 의료보험'(Medicare For all)에 어떤 진전도 이루지 못했다며 "공을 단 1인치도 옮겨놓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이에 부티지지는 "워싱턴 경험에 의해 타락하지 않았다는 내 이력이 중요한 포인트"라며 "지금 매우 많은 중소도시가 있지만 워싱턴은 우리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그 목소리를 워싱턴에 전달하기 위해 내가 여기에 있다"고 반박했다.

부티지지 캠프 대변인도 바이든의 주장이 전국의 작은 도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하찮은 일로 본 것이라고 비판한 뒤 바이든 캠프가 내놓은 광고에 대해 "그가 현재 처한 상황을 더 잘 대변해준다"고 비꼬았다.

샌더스는 후원금을 고리로 부티지지를 문제 삼았다. 대기업의 선거 후원금을 사절하는 자신과 달리 부티지지는 기업 기부금을 받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그는 "10명이 넘는 억만장자가 부티지지 캠프를 후원하고 있다"며 "우리가 미국의 정치 변화에 진지하다면, 그 변화는 제약회사 최고경영자에게서 많은 돈을 받는 누군가로부터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부티지지는 샌더스를 겨냥한 듯 혁명이냐, 현상 유지냐의 두 가지 선택지만 있는 것처럼 보는 접근법이 있다며 "그렇게 분열된 나라에서는 많은 국민을 갈 곳이 없는 상태로 만든다는 게 나의 걱정"이라고 말했다. '민주적 사회주의'라고 자칭하는 샌더스의 진보적 공약이 급진적이라고 비판한 것이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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