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10일 전면 생산중단…중국 부품조달 아직 불안정
현대기아 11일부터 순차 가동…르노삼성차 11∼14일, 쌍용차 12일까지 휴업
와이어링 하니스 중국 생산재개…방역, 인력확보, 물류 등 과제 많아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김동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국내 자동차업계가 거의 마비됐다. 중국 부품공장이 문을 다시 열어서 급한 불을 끌 수 있겠지만 당분간 정상가동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7일 전주공장을 제외한 공장 가동을 중단한데 이어 10일 국내 완성차 공장을 모두 멈춘다. 기아차도 10일에는 공장 문을 닫게 된다.
하지만 11일엔 팰리세이드와 GV80를 생산하는 현대차 울산 2공장과 K시리즈 등을 만드는 기아차 화성공장에선 작업을 재개한다. 12일에는 다른 공장들도 문을 열 예정이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공장은 17일에 재가동한다.
르노삼성차는 11일부터 나흘간 공장을 세운다. 중국에서 부품 생산을 재개해서 한국으로 들어오기까지 시차를 감안한 결정이다.
쌍용차[003620]는 12일까지 생산을 멈춘다. 한국GM은 재고 상황을 살피고 있다는 입장이다.
중국이 춘제 연휴를 더 연장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국내 업체들도 한숨을 돌렸다.
'와이어링 하니스'를 생산하는 중국 공장들은 이미 6일 일부 가동을 시작했다.
국내 완성차 공장 대부분을 세워버린 '와이어링 하니스' 는 전선과 신호장치를 묶은 배선뭉치로 자동차에 혈관 같은 역할을 한다.
수작업 비중이 높은 특성 때문에 원가 절감을 위해 중국에서 생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와이어링 하니스의 87%가 중국산이다.
정부와 업계가 팔을 걷고 뛰어서 와이어링 하니스 중국 공장 문을 열긴 했지만 문제는 아직 산적했다.
무엇보다 감염 위험이 없도록 방역체계를 철저히 갖춰야 한다. 한 부품업체 관계자는 9일 "마스크를 대량으로 구하는 게 쉽지 않아 전직원이 사방으로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물건을 생산하더라도 공항이나 항만까지 수송을 해결해야 한다. 운송기사를 확보하고 도로 통제를 뚫어야 한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부품 생산을 재개해서 물량이 어느정도 쌓이는 동안 물류 문제를 풀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자가격리가 필요하거나 감염이 두려워서 나오지 않는 현지 직원들 때문에 부품 생산량도 사태 이전보다 적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인기 차종을 우선으로 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렇다고 해도 팰리세이드와 GV80 등의 대기는 상당히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 주문하면 해를 넘겨서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래도 이번 사태가 이 정도로 마무리되면 현대기아차 등은 비인기 차종 재고를 줄이는 효과가 난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것이 증시 애널리스트들의 평가다.
그러나 위기를 넘길 여력이 부족한 영세 부품업체들은 타격이 꽤 클 것으로 우려된다.
또 중국 경제가 휘청이며 세계 경기가 침체되면 완성차업체들도 판매가 쪼그라들 수 밖에 없다.
해외 완성차 업체들도 신종 코로나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도요타는 중국 공장을 최소 16일까지 닫고 이후 상황을 보기로 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는 중요한 중국산 부품 1개 공급이 지연되며 유럽 공장 한 곳이 2∼4주 이내 생산을 중단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BMW는 선양(瀋陽) 공장을 17일에 연다. 다임러 벤츠와 포드는 10일에 각각 베이징(北京)과 충칭(重慶) 공장을 연다.
신종 코로나 중심지인 우한의 공장은 전망이 불투명하다.
닛산과 PSA푸조는 적어도 14일까지는 우한공장을 닫을 계획이다.
혼다는 13일 재가동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혼다는 우한공장 생산량이 중국 전체의 약 절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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