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햄프셔는 프라이머리…같은 경선인데 코커스와 딴판

입력 2020-02-09 14:01
뉴햄프셔는 프라이머리…같은 경선인데 코커스와 딴판

의원이 대선후보 정하던 한계 보완위해 코커스 도입…당원만 참여

프라이머리는 비당원에도 참여폭 확대…주별 경선의 대세 형성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이 오는 11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에서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해 실시하는 경선 방식인 프라이머리는 무엇일까.

양당은 전당대회 대의원 투표로 대선 후보로 지명하는데, 주별로 할당된 대의원을 뽑는 과정이 경선이다.

대선 후보 지명을 위한 전당대회는 민주당이 7월, 공화당이 8월에 개최한다. 이를 위해 양당은 미국 50개 주와 특별구인 워싱턴DC, 미국령 해외영토(괌, 푸에르토리코, 버진 아일랜드 등)에서 주별 경선을 한다.



경선은 크게 코커스(당원대회)와 프라이머리(예비선거)로 나뉜다. 대선 주자들이 얻은 득표율에 따라 전당대회에 보낼 대의원을 선발한다는 원칙은 같지만 실제 경선 방식은 판이하다.

코커스는 당원대회로 번역하는 데서 알 수 있듯 참가 대상이 당원에 국한된다.

미국은 1830년 이전만 해도 상원과 하원의 합동 의원총회에서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것이 관행이었지만 비민주적이고 비개방적이라는 지적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 당원을 참여시킨 코커스였다.

반면 프라이머리의 경우 참여 자격을 당원으로 제한하지 않고 비당원에게도 문호를 개방한다는 것이 큰 차이점이다.

비당원의 참여 기회를 얼마나 열어주느냐에 따라 프라이머리는 폐쇄형, 절충형, 개방형 등 크게 3가지 범주로 나뉜다.

폐쇄형이 당원에게만 투표권을 주는 방식이라면, 개방형은 모든 이에게, 절충형은 당원과 무당파에게 투표권을 부여해 비당원의 참여도를 높인 게 특징이다.

한국의 정당이 대선 경선 단계 때 유권자 누구에게나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오픈 프라이머리'는 미국으로 따지면 개방형 프라이머리에 해당한다.



코커스와 프라이머리는 투표 방식도 딴판이다.

코커스는 공개투표 방식이다. 경선 당일 당원들이 정해진 장소에 모여 약식토론 과정을 거친 뒤 각자 지지하는 후보를 밝히면 이를 취합해 해당 지역의 투표 결과를 정리하는 식이다.

반면 프라이머리는 선거의 기본 중 하나인 비밀투표 원칙을 지킨다. 프라이머리 참여자들이 경선 당일 투표소를 찾아가 자신이 지지하는 대선 주자를 비공개 투표로 선택하면 그 결과를 취합해 주자별 득표율을 산정한다.

따라서 코커스 때는 당원들이 지지후보를 찾아 줄을 서고 이를 계산하는 모습이 연출되지만, 프라이머리는 흔히 생각하는 투표처럼 투표소에서 먼저 신분을 확인한 뒤 투표하는 방식이다.

코커스는 의원들이 대선 후보를 선출해오던 폐쇄성을 극복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지만 참여 자격을 당원으로 제한하고 공개투표라는 한계가 있다. 또 대의원 매수가 자행되는가 하면, 보스 정치인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다는 부작용도 생겼다.

이에 따라 1901년 플로리다주는 처음으로 대선 후보 선발 시 프라이머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고, 1905년 위스콘신주는 프라이머리를 강제화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1928년 17개 주가 프라이머리를 활용했지만 이후 프라이머리가 퇴조하기 시작해 다시 코커스가 대세를 이뤘다.



하지만 1968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프라이머리에 한 번도 참여한 적이 없는 허버트 험프리가 후보로 지명되고 대선에서도 패배하자 자성론이 제기됐다. 그 결과 프라이머리를 대폭 확대하는 제도 개혁이 이뤄졌다.

이후 프라이머리는 채택하는 주들이 또다시 늘어나 경선 방식의 주류를 이뤘고, 반대로 코커스 비중은 크게 낮아졌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올해 대선에서 코커스를 도입한 지역은 아이오와 외에 네바다와 와이오밍 등 일부 주에 불과하다. 2016년 11개주가 코커스를 치른 것에서 줄어든 것이다.

특히 코커스는 올해 아이오와주 경선에서 보듯 투표 과정의 불투명성 내지 부정확성이란 문제를 드러내며 경선의 신뢰성 자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는 점에서 존폐를 둘러싼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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