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줄까?" 뱀 들끓는 물속 사람에 '구조의 손' 내민 오랑우탄

입력 2020-02-08 11:43
"도와줄까?" 뱀 들끓는 물속 사람에 '구조의 손' 내민 오랑우탄

강물에서 뱀 치우던 사람에게 오른손 '불쑥'…사진가 "감동적인 장면"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뱀이 우글거리는 물 속에 있는 사람을 향해 마치 구조의 손길을 내미는 듯한 오랑우탄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화제다.

인도 출신의 지질학자이자 아마추어 사진작가인 아닐 프라브하카는 최근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에서 동물보호단체인 보르네오오랑우탄생존재단(BOSF)이 운영하는 사파리에 친구들과 참여했다가 해당 사진을 찍었다고 7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전했다.

그는 CNN에 "그 지역 인근에 뱀이 출몰했다는 신고가 들어와 관리인이 도착해 뱀을 치우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오랑우탄 한 마리가 나타나더니 그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고 말했다.

프라브하카는 관리인이 들어가 있던 강물은 진흙투성이였으며 흐르고 있어서 그가 제대로 움직이기 어려웠는데, 오랑우탄은 마치 그에게 "도와드릴까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며 "그저 그 순간을 포착했다. 감정이 북받쳐오르는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관리인은 곧 오랑우탄에게서 떨어져 물 밖으로 나왔다.

자리를 피한 이유를 묻자 관리인은 "오랑우탄들은 완전히 야생 상태이기 때문에 어떻게 반응할지 모른다"고 답했다.

프라브하카는 당시 상황이 벌어진 시간은 3∼4분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그가 찍은 사진은 현재까지 인스타그램에서 2만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과 수마트라섬에 주로 서식하는 오랑우탄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심각한 위기종'(Critically Endangered)'이다.

보르네오섬에선 산불, 서식지 손실과 사냥으로 인해 오랑우탄의 생존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이 지역에 자주 출몰하는 독사는 오랑우탄을 위협하는 주요 포식자 중 하나다.

지난 100여년 간 브로네오섬 오랑우탄의 개체 수는 8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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