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외식업체들 "신종코로나에 영업 중단도 고려"
이용객 감소에 매출 최대 40% '뚝'…임대료 인하 목소리도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의 확산으로 여행객이 급감하면서 우리나라 첫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에 입점한 외식업체도 직격탄을 맞았다.
9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에 입점한 150여개 식음료 매장은 최근 신종코로나 사태로 매출과 고객 수가 크게 줄면서 경영 상황이 날로 악화하고 있다.
제1여객터미널에서 입국장 위주로 식음료 매장을 운영하는 A사는 지난달 말부터 최근까지 열흘간 매출이 전월 같은 기간보다 30% 가까이 줄어들었다.
지난 주말 매출은 전주보다 무려 40% 가까이 감소하기도 했다.
A사 관계자는 "영업시간 단축은 물론 운영 중단까지 고려해야 할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출국장에 주요 매장이 있는 업체는 그나마 형편이 좋지만, 마찬가지로 매출 감소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업체가 지난달 말 이후 매출액 또는 고객 감소 폭이 10%를 넘고 감소세도 커지는 중으로 파악됐다.
이는 인천공항 이용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과의 여객 교류가 신종코로나 사태 이후 급감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외국인의 출신 국가는 중국이 1위였다.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한 우리 국민의 행선지는 일본과 베트남에 이어 중국이 3위였다.
게다가 정부가 이달 4일부터 중국 후베이성으로부터의 외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하면서 앞으로 공항 이용객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전반적으로 중국에서의 입국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도 위축되면서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입점 업체 사이에서 사태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고통 분담 차원에서 임대료 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천공항공사는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도 입점 업체 임대료를 10% 감액해준 것을 비롯해 공항 이용객이 줄어들 때 임대료를 한시적으로 인하한 전례가 있다.
그렇게 한다면 '공정문화' 확산의 첫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해 7월 공항 이용객 감소 시 임대료를 할인해주고 한계 상황에 이른 업체는 위약금 없이 계약을 해지해주는 내용으로 공정문화 확산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임대료 부담에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최근 신종코로나 사태로 고객 수까지 급감해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입주 사업자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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