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중국 다녀온 외국인 17명 발리섬 입국 거부

입력 2020-02-07 10:12
수정 2020-02-07 10:25
인도네시아, 중국 다녀온 외국인 17명 발리섬 입국 거부

여객기 끊기자 中 관광객 5천여명 발 묶여…무인도 격리센터도 준비

말레이시아 확진자 2명 추가로 총 14명…콘퍼런스 참석자 여동생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발리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예방하기 위해 중국 본토에 다녀온 지 14일이 지나지 않은 외국인 17명의 입국을 거부했다.



7일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법무인권부 발리 사무소 수트리스노 소장은 "5일부터 입국 제한 조치를 시행한 결과 이틀 동안 브라질인 4명, 아르메니아인 3명, 모로코·중국인 각 2명, 러시아인·영국인·우크라이나인·가나인·뉴질랜드인·루마니아인 각 1명의 입국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14일 이내 중국 본토에 다녀온 승객이 확인되면 해당 항공사가 승객을 출발지로 데려갈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14일 이내 중국본토 방문자의 입국을 제한하는 한편 중국인 무비자 입국·비자발급을 중단했고, 같은 날부터 인도네시아에서 중국 본토를 오가는 모든 여객기 운항을 중단했다.



여객기 운항이 중단됨에 따라 발리섬의 중국인 관광객 5천여명이 발이 묶여 비자 연장이나 우회 노선 여객기를 알아보고 있다.

인도네시아 관광부 장관은 신종코로나 사태로 관광업계에 최대 40억 달러(4조7천억원)의 손실을 낳을 것으로 우려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중국에서 살아있는 동물·생물을 수입하는 것도 금지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여행과 수입을 제한하는 것은 인도네시아 국민을 바이러스로부터 지키기 위해 필요하다"며 "이러한 조치는 내수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이색 식자재를 파는 재래시장에 박쥐와 뱀 고기 등은 거래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인도네시아 정부는 신종코로나 확산 우려가 커짐에 따라 무인도에 감염자를 격리할 의료센터를 짓기로 결정했다.

마흐푸드 정치법률안보조정장관은 "아직 확진 환자는 한 명도 없지만, 무인도에 전염병 의료센터를 지으려고 준비하고 있다"며 "장소는 추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1만7천여개의 섬으로 이뤄졌기에 선택의 여지가 많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2일 신종코로나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자국민 238명을 전세기에 태워 귀국시킨 뒤 나투나제도의 군사시설에 수용 중이며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크다.

인도네시아의 인구가 2억7천만명에 이르고, 중국과 교류고 활발했음에도 확진자가 0명인데 대해 현지에서는 여러 가지 의구심이 제기되지만, 정부는 '가짜뉴스'를 퍼트리면 엄벌하겠다고 경고하고 실제로 가정부 등을 체포했다.



한편 이웃 나라 말레이시아는 6일 신종코로나 확진 환자 2명이 또 추가돼 총 14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4명은 말레이시아인이고 10명은 중국 국적자이다.

새로 추가된 확진 환자는 싱가포르에서 열린 콘퍼런스(세미나) 참석 후 말레이시아인 가운데 첫 확진 판정을 남성 A씨의 여동생(40)과 우한 출신 중국인 여성 관광객(35)이다.

보건 당국은 A씨가 접촉한 42명을 검사한 결과 41명은 음성판정을 받았으나, 여동생이 양성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싱가포르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중국인들과 접촉했고, 해당 콘퍼런스에 참석한 한국인 남성 두 명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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