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대한항공, 경영권 분쟁으로 기업가치 제고 기대"(종합)
(서울=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7일 증권가에서는 대한항공[003490]을 중심으로 한 그룹사의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측이 그룹 지분의 한 축을 차지하는 국민연금과 소액주주의 지지를 얻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면서 기업 지배구조 및 재무구조 개편 작업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 측 모두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180640]의 과반수 지분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주주총회 전까지 대한항공을 중심으로 그룹 전반의 개선 방안이 발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앞서 대한항공[003490]은 송현동 부지와 왕산레저개발 매각 계획을 발표했고, 이후에도 추가적인 개선안이 나오면서 기업가치가 지속해서 제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대한항공이 최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산 매각과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이사회 산하 위원회 개편 발표 등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고 있는 점은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자산 매각 계획은 현금 창출력을 확보하고 주주가치 증대를 가속할 수 있는 요인"이라며 대한항공에 대한 목표주가를 종전 3만5천원에서 4만원으로 올리기도 했다.
이후 이어질 그룹 지배구조 개선 작업 역시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양측이 제시하는 주주가치 제고 전략에는 전문경영인 제도 도입,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와 함께 비주력 사업 및 유휴 자산 매각 등의 구조조정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지주사인 한진칼 기업가치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대한항공의 정상화 방안이 핵심 '공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구체적으로 "올해 대한항공에서는 유형자산 및 지분 매각과 항공 우주 사업 부문의 물적 분할 및 상장 추진, 배당 확대 등 다양한 주주 및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검토, 추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개선방안을 향후 분석에 반영할 경우 실적 추정치가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재무구조 개선 방안이 향후 우호 주주 확보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 연구원은 "작년 말 기준 대한항공의 부채는 24조원으로, 이중 차입금·사채·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이 약 9조원으로 추산된다"며 "관련 부채를 축소하기 위한 중장기적이며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앞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현 경영진이 한진그룹의 위기상황을 개선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동생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경쟁에 나섰다.
조 전 부사장은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와 반도건설 그룹과의 연대로 32.0%의 한진칼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이에 맞서 조 회장이 확보한 한진칼 지분은 특수관계인인 총수 일가 지분과 우호 세력인 델타항공, 카카오의 지분을 포함해 33.4%다.
나머지 34.6%의 지분은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타 주주들이 차지하고 있다.
결국 오는 3월 한진칼의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국민연금과 소액주주가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전망이다.
ms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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