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서도 신종코로나 관련 '중국인 기피' 움직임
아시아계 전체에 대한 편견·차별로 번질 가능성도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공포가 세계로 확산하는 가운데 브라질에서도 중국인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브라질에 거주하는 아시아계가 주민들의 편견 때문에 피해를 봤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자칫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와 차별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상파울루 시 남부 지역에 있는 한 상업용 건물의 관리업체는 최근 '중국 형제들의 건물 출입을 위한 몇 가지 조건'이라는 내부 안내문을 붙였다.
관리업체는 안내문을 통해 위생 마스크를 사용하고 일반 입주자와 달리 별도의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하며 알코올 젤로 손을 씻을 것 등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 건물에는 중국계 회사 외에 일본의 패션 디자인 제품 업체인 '미니소'도 입주해 있으며, 미니소는 즉각 관리업체에 안내문 철회를 요구했다.
미니소는 "우리는 피부색, 신념, 인종, 민족과 관계없이 모든 종류의 편견과 차별에 동의하지 않으며, 국적과 관계없이 모든 직원의 복지 향상을 위해 행동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도를 접한 브라질-중국 사회문화연구소(Ibrachina)는 "중국과 아시아 공동체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을 거부한다"면서 "인종주의·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 범죄와의 싸움은 공정하고 평등한 사회를 지지하는 모든 사람의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브라질 최대 도시 상파울루 시내 아파트에서는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중국인 입주자에게 "2주 동안 다른 입주자들과 접촉하지 말라"는 경고문이 나붙었다.
지난 3일에는 리우데자네이루 시에서 지하철을 이용하던 일본계 여대생(23)이 다른 승객들로부터 "더러운 바이러스를 옮긴다"며 욕설을 듣기도 했다.
브라질-중국 사회문화연구소 홈페이지에는 "동물을 고문하면서 연대를 바라느냐. 중국은 폭발할 것이다"라는 글이 올라오는가 하면 중국인 추방·중국과 외교 관계 단절을 주장하는 내용도 눈에 띄고 있다.
이에 대해 연구소 측은 성명을 통해 브라질 당국과 협력해 아시아 공동체를 공격하는 범죄 행위자를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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