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업계, 강력 반발…"ESS 화재와 배터리 인과관계 없어"
LG화학·삼성SDI, 2차 ESS 화재 조사단 발표 '항목별 반박'
LG화학, 中난징산 배터리 전량 자발적 교체 등 추가 안전대책 마련
(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의 원인이 배터리에 있다는 조사 결과에 LG화학과 삼성SDI[006400] 등 배터리 제조사들이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다만, LG화학은 문제가 된 중국 난징(南京)공장 생산 배터리를 전량 자발적 교체하는 등 신뢰 회복을 위한 고강도 안전대책을 내놨다.
LG화학은 6일 ESS 화재사고 조사단이 발표한 결과와 관련해 "배터리가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판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LG화학은 지난 4개월간 실제 사이트를 운영하며 가혹한 환경에서 실시한 자체 실증 실험에서 화재가 재현되지 않았으며 조사단에서 발견한 양극 파편과 리튬 석출물, 음극 활물질 돌기, 용융 흔적 등은 일반적인 현상이거나 실험을 통해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닌 것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별도 설명자료에서 조사단의 발표에 항목별로 상세히 반박했다.
조사단이 현장에서 수거한 배터리에서 내부발화 때 나타나는 용융 흔적을 확인했다는 내용과 관련 "용융은 고체가 열을 받아 액체로 녹는 현상으로 배터리 외 다른 부분에서 화재가 발생해도 화재가 배터리로 전이됨으로써 배터리 내 용융 흔적이 생길 수 있다"며 용융 흔적을 근거로 내부발화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삼성SDI 역시 설명자료를 내고 "배터리는 ESS 화재와 인과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조사단이 분석한 내용은 화재가 발생한 사이트가 아닌 동일한 시기에 제조돼 다른 현장에 설치·운영 중인 배터리를 분석해 나온 결과"라며 "조사단의 결과가 맞는다면 동일한 배터리가 적용된 유사 사이트에서도 화재가 발생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조사단이 밝힌 큰 전압 편차와 관련 "충전율이 낮은 상태의 데이터로 이는 에너지가 없는 상태에서의 차이이므로 화재가 발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강원 평창은 배터리 보호장치가 정상 동작했다며 "조사단이 제시한 운영데이터는 화재 발생 3개월 전 데이터로 잘못 해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ESS 화재 발화지점은 배터리에서 시작됐지만, 화재 원인은 다양하다"며 "휘발유도 성냥불 같은 점화원이 있어야 불이 나는 것처럼 ESS에서 배터리는 유일하게 에너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가연물로써 화재를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 점화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LG화학은 배터리가 화재 원인은 아니라면서도 ESS 산업의 신뢰 회복을 위해 고강도 종합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LG화학은 난징산 배터리가 적용된 기존 국내 ESS 사이트 250여 곳의 배터리 교체를 시작할 계획이며 이에 따른 비용은 모두 자체 부담하기로 했다.
또한 자체 개발한 특수 소화 시스템을 국내 400여곳에 적용하고, 배터리 초기 설계 단계부터 전기충격 발생에서 배터리를 보호하기 위해 3중 안전장치를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LG화학은 이번 고강도 안전대책과 관련해 약 2천억∼3천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지난해 4분기에 충당금으로 반영했다.
앞서 삼성SDI도 지난해 10월 ESS에 특수 소화시스템을 전면 도입하는 등의 안전대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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