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정연설서도 동맹국에 "공평한 몫" 언급 방위비 압박(종합)
"나토서 4천억달러 이상 걷어…최소의무 충족 동맹국 증가"
베네수 과이도 '대통령'으로 깜짝 소개하며 마두로 정권 비난
이란에 "핵무기 포기해야, 선택은 그들에 달려"…"아프간 전쟁 끝낼 것"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우리는 마침내 동맹국들이 그들의 공평한 몫을 지불하도록 돕고 있다"며 방위비와 관련한 공평한 분담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의회 하원에서 열린 신년 국정연설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나는 다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로부터 4천억 달러 이상의 분담금을 걷었고 최소한의 의무를 충족시키는 동맹국의 수는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의 방위비 분담이 적다는 불만을 표출해왔으며 미국이 방위비에 국내총생산(GDP)의 4%를 지출한다는 점을 들어 이와 균형을 맞추기 위해 나토 국가들이 방위비 분담금을 늘릴 것을 요구해왔다.
이에 나토 회원국들은 2024년까지 국방비 지출을 GDP의 2%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고 지난해 9개 국가가 해당 '가이드라인'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는 너무 낮다면서 4% 수준이 돼야 한다고 전방위 압박을 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국정연설에서도 미국이 오랫동안 나토 회원국들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지만 나토 동맹국들로부터 방위비 지출에서 1천억 달러 증액을 확보했다며 압박에 나선 바 있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 등에 대해서도 공평한 부담 분담을 요구하며 방위비 증액 압박을 지속해왔으며 현재 한미 양국은 제11차 방위비분담금 협정(SMA)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남미 지역과 관련해 쿠바, 니카라과, 베네수엘라 등 사회주의 3개국을 겨냥, "우리는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쿠바인, 니카라과인, 베네수엘라인의 희망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3개국을 '폭정의 트로이카'라고 부르며 제재해왔다.
그러면서 그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거론, "마두로는 불법적인 통치자이며 국민을 잔혹하게 대하는 폭군"이라며 "그러나 마두로의 폭정은 박살나고 부서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오늘 저녁 여기에는 모든 베네수엘라인의 희망, 꿈, 열정을 지닌 한 사람이 있다"며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며 마두로와 대립 중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깜짝 소개'하고 "베네수엘라의 진실하고 합법적인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 직전까지 치달으며 충돌한 이란과 관련해선 미군의 공습으로 숨진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언급, "세계 최고의 테러리스트"라며 그가 이라크 주둔 미군에 대한 공격을 지휘했기 때문에 사살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란 정권은 핵무기 추구를 포기하고 테러, 죽음, 파괴의 확산을 중단하고 자국 국민을 위해 일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의 강력한 제재로 인해 이란 경제는 매우 나쁘다"며 "우리는 그들이 단기간 내에 그것을 매우 좋게 만들도록 도울 수 있지만 그들은 도움을 요청하기에는 너무 자존심이 강하거나 너무 어리석다"면서 "그들이 어떤 길을 선택하는지 지켜보자. 그건 전적으로 그들에게 달려있다"고 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종식을 공언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미국인의 생명을 지키면서 중동에서 미국의 전쟁을 끝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간에서 평화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며 "우리는 미국의 가장 긴 전쟁을 끝내고 군대를 고국으로 귀환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9·11 테러 직후인 2001년 말 탈레반 축출을 위해 아프간을 침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프간에서 철군해 미국의 가장 오래된 전쟁을 끝내겠다고 말해왔으며 미국은 2018년 중반 탈레반과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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