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입국제한' 시행 첫날 입국 거부사례 없어(종합2보)

입력 2020-02-04 17:06
'외국인 입국제한' 시행 첫날 입국 거부사례 없어(종합2보)

오후 4시 현재 0명…국내 유심칩 지원해 현장서 통화 수신 확인

중수본 "사태가 단시간 내 해결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김예나 기자 =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가 단행된 4일 입국심사에서 국내 입국이 실제로 거부된 여행자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날 오전 0시부터 후베이성 여권 소지자와 지난 14일간 후베이성에서 체류한 바 있는 모든 외국인은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

또 중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내외국인에 대해서도 주소와 연락처를 확인하고, 연락가능한 연락처가 없을 시 입국을 금지하는 특별입국절차도 시행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오후 4시 현재 입국이 거부된 사람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후베이성 체류 이력이 없는 외국인의 경우 국내 연락처를 확보하면 입국할 수 있어, 향후에도 입국 거부자가 많이 나올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이날 새벽 본인 연락처를 확보할 수 없었던 외국인을 입국시키지 않고 있다가, 휴대폰에 국내 통신사 유심칩을 꽂게 하고 수신을 확인한 끝에 입국시킨 사례는 있다고 밝혔다.

해외에서 쓰던 휴대폰을 가지고 오는 외국인의 전화번호 확보를 위해 당국은 필요한 경우 국내용 유심을 입국심사 단계에서 지원하고 있다.

당국은 후베이성 여권 소지자나 14일 이내 후베이성 체류 이력이 있는 외국인이 중국 현지에서 한국 입국을 포기하도록 ▲ 중국에서 한국으로 출발하는 승객에게 공항 도착 전 안내문자 발송 ▲ 자동발권 등을 이용하는 승객에게 인터넷 홈페이지에 안내문구 게시 ▲ 중국 항공사 체크인 시 안내 및 해당 항공사에서 안내문구 사항 확인 ▲ 중국 공항 내 안내 방송 ▲ 탑승 후 기내 안내 등을 병행하고 있다.



중국에서 들어오는 내외국인은 중국전용입국장을 통해 별도의 동선으로 입국하고 있다. 외국인의 입국 자동심사대 이용도 중지됐다.

중국전용입국장은 인천국제공항의 제1터미널에 2곳(A·F입국장), 제2터미널에 1곳(A입국장) 등 총 3곳에 설치됐다.1단계 검역에서 발열이나 건강이상 등이 확인되는 입국자는 격리된 후 진단검사를 받는다. 검역을 통과한 입국자는 2단계로 국내에서 연락이 가능한 주소와 연락처를 확인하는 특별입국절차를 거친다.

특별입국절차를 위해 중국전용입국장에 유선전화 총 84대가 설치됐다. 인천공항에는 국방부 지원인력 90명이 투입됐다. 전국 공항, 항만, 검역소 등에 배치된 국방부 인력은 217명이며, 이 중 40명은 통역요원이다.

외국인이 입국 후 허위진술을 한 것으로 드러나면 강제출국 조치를 감당해야 하고, 이후 입국도 금지된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차관)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외국인 입국제한과 특별입국절차가 24시간 가동 중으로 정부 각 부처에서 중수본과 검역현장으로 매일 직원을 추가 투입하고 있다"며 "이 사태가 아주 단시간 내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신 국무총리 지원하에 중수본을 운영하는 등 심각 단계에 준해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입국자 수는 1월 초 3만여명에서 전날 1만1천381명으로 한 달 새 1만8천여명이 줄었다. 국내에서 중국으로 여행을 떠난 사람이 크게 줄고, 중국에서도 사업이나 관광 목적으로 한국에 들어오는 일을 자제하는 것으로 보인다.

withwi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