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연구원장 "보험산업, 수익성·성장성·건전성 사면초가"(종합)
"기존 관행 탈피해 건강한 보험생태계 재구축해야"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안철경 보험연구원 원장은 4일 보험산업이 "수익성, 성장성, 건전성에서 사면초가의 상황에 있다"고 진단했다.
안 원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모 식당에서 연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현재 보험산업이 직면한 어려움은 과거 성장을 주도한 기존 사업모형의 관행을 유지하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보험시장 성장기에 보험사는 보험료에 위험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판매를 늘리는 데 주력했고, 감독 당국은 상품의 건전성보다는 보험료 과다에만 신경 썼는데 보험시장이 저성장기 국면에 들어섰지만 여전히 이런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 원장은 "부분적 개혁으로는 기존 관행을 고쳐 새로운 관행을 세우기 어렵다"며 '건강한 보험생태계 재구축'을 올해 슬로건으로 제시했다.
그는 "생태계의 건강은 곧 선순환에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는 소비자의 수요를 맞추는 상품을 적정 가격에 적시에 공급하고, 감독 당국은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 경쟁에서 도태된 보험사의 질서 있는 퇴출을 유도하는 상태가 보험산업의 선순환이라고 설명했다.
안 원장은 건강한 보험생태계 재구축을 위해 '사업모형 혁신'에 주목한 연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후변화, 코로나바이러스 등 환경 변화에 따른 신종위험에 대응한 민간 보험산업의 대응, 상품 및 채널 구조개선과 관련한 디지털 혁신, 모럴해저드 등을 그 주제로 들었다.
안 원장은 이번 주 내 신종 코로나 관련 연구보고서를 내고, 8월 중 권욱진 미국 뉴욕 세인트존스대 교수를 초청해 파라메트릭보험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파라메트릭보험은 홍수, 지진 등 자연재해와 같이 손실이 광범위하고 직·간접적이어서 그 규모를 측정하기 어려울 때 객관적인 지표를 정해 보험금을 주는 구조의 보험을 말한다.
또한 보험사의 위험관리 강화를 우선으로 하는 자본규제, 소비자 보호와 시장안정을 목적으로 하는 예금보험제도를 점검하고, 영업행위와 관련된 소비자 보호 연구를 강화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연구가 보험 현장과 괴리되지 않도록 'CPC(Customer-Product-Channel) 연구센터'를 만들어 시장·학계·정책당국과 함께 현장에서 필요한 개선 방안을 찾는 데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 원장은 아울러 해외 콘퍼런스 및 학회 발표나 토론을 통해 연구원의 참여를 확대하고, 글로벌 세미나와 워크숍을 개최해 글로벌 외연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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