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초등학생 14명 떼밀려 숨져…"학교 좁은 층계에서 참사"(종합)

입력 2020-02-04 16:53
수정 2020-02-04 17:04
케냐 초등학생 14명 떼밀려 숨져…"학교 좁은 층계에서 참사"(종합)

인명피해 원인·경위 불확실…"체벌 현장 벗어나려다 사고" 전언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하채림 기자 = 케냐 서부 카카메가의 한 초등학교에서 하교 시간과 동시에 학생들이 좁은 계단참으로 떼밀리면서 수십명이 죽고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3일(나이로비 현지시간) 카카메가 초등학교에서 수업이 마치는 오후 5시께 4층 교실에서 학생들이 한꺼번에 계단으로 몰리며 넘어져 14명이 숨졌다고 영국 국영 BBC 방송 등이 현지 매체를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학생 13명이 그 자리에서 숨졌고 부상자 39명은 병원으로 옮겨졌다. 부상자 가운데 1명은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

20명은 간단한 치료 후 귀가했지만, 4명은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지 마고하 교육부 장관은 숨진 학생이 모두 14명이라고 현지 매체에 확인했다.

피해 학생은 대부분 10∼12세 사이 5학년생으로 알려졌다.

사고의 발단이나 큰 인명피해가 난 경위는 불확실하다.

피해 학생 부모의 전언에 따르면 교사가 한 학생에게 체벌을 가하자 다른 학생들이 서둘러 교실을 벗어나려다 좁은 층계로 몰려들었고, 중심을 잃은 학생들이 잇따라 계단으로 굴러 넘어지며 크게 다쳤다.

케냐에서 학생 체벌은 금지돼 있다고 AFP 통신은 설명했다.

일부 소식통은 계단이 무너지며 파손돼 학생들이 4층에서 추락해 크게 다쳤다는 목격담을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수십명이 한꺼번에 넘어지는 바람에 먼저 넘어진 학생들이 압사했다고 말했다.

카카메가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자 수사에 착수했다.

케냐 현지에서는 열악한 교육 인프라 탓에 학교 참사가 계속되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다시 비등했다.

앞서 작년 9월에는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교실이 무너져 학생 8명이 목숨을 잃고 69명이 다쳤다.

당시 마고하 교육부장관은 안전 우려가 제기된 일부 학교에 폐쇄명령을 내리고, 학생 안전을 위협하는 학교를 빠짐없이 단속하겠다고 다짐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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