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신종코로나 세계적인 유행병 될듯…억제안될 가능성 커져"

입력 2020-02-03 10:49
수정 2020-02-03 14:32
NYT "신종코로나 세계적인 유행병 될듯…억제안될 가능성 커져"

감염자 10만명 이상 추정…"사망률 1%라도 100만명당 1만명 죽는다는 의미"

"아프리카가 가장 취약…선진국도 안전하진 않지만 널리 퍼지진 않을 듯"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전 세계적인 유행병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현지시간) 전망했다.



NYT는 신종코로나가 느리게 퍼지던 '사촌격'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이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과 달리 전염성이 높은 독감처럼 확산하고 있다는 감염병 전문가들의 진단을 근거로 이같이 전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NIH)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은 신종 코로나에 대해 "매우, 매우 전염성이 높다"며 "유행병이 거의 확실시 된다"고 진단했다.

지난 3주 동안 코로나 확진자 수는 전 세계 23개국 1만4천명으로 늘어났다. 사망자 수도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중국에서 발생했다고는 하나 300명을 웃돈다.

여러 유행병학 모델 등을 볼 때 실제 감염자 수는 10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NYT는 보도했다.

독감이나 홍역 같지는 않지만 사스나 메르스가 발현했을 때보다는 감염자 규모가 훨씬 큰 셈이다.

2003년 사스가 창궐한 뒤 9개월 만에 소멸했을 때 확진자 수는 8천98명이었으며, 메르스 역시 2012년 감염자 수가 2천500여명이었다.



토머스 프리든 전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P) 소장은 "바이러스를 억제하지 못할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가) 독감이나 다른 유기체처럼 확산할 텐데 우리는 여전히 얼마나 멀리, 폭넓게 퍼질지, 또한 얼마나 치명적인지를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가장 큰 불확실성은 신종 코로나로 얼마나 많은 사망자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점을 꼽았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항체를 가졌는지를 알기 위한 혈액 시험과 가족 간 전염이 얼마나 자주 발생하는지를 살펴보기 위한 가계 연구, 특정 변종이 다른 것보다 더 위험한지를 확인하기 위한 유전자 서열 등이 이뤄져야 신종 코로나의 정확한 치사율을 파악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신종 코로나 사망률은 2% 수준이다. 여러 실험이 진행 중이고, 더 경미한 사례가 발견됨에 따라 사망률은 낮아질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피터 피오트 영국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 원장은 "사망률이 1%라고 해도 100만명당 1만명이 죽는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이 질환으로 가장 취약한 대상이 누구인지, 바이러스가 얼마나 빨리 변이를 일으킬지와 함께 날씨가 따뜻해지면 이 바이러스가 사라질지도 중요하게 들여다봐야 할 요소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국경 폐쇄의 경우 '구멍'이 많다는 점에서 이렇게 감염성이 높은 병원균을 통제하는 데 성공적이지 않지만, 국경 폐쇄와 적극적인 검사를 통해 확산 속도를 늦추면 그만큼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할 시간을 벌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 등 부유한 국가들은 1차 감염자를 확인해 격리할 수 있지만 보건 시스템이 취약한 국가는 그러지 못한다는 점에서 일부 국가의 피해가 더욱 클 수 있다고 이들은 말했다.

실제로 신종코로나는 이미 캄보디아, 인도, 말레이시아, 네팔, 필리핀은 물론 러시아 지방까지 퍼졌다.

특히 아프리카는 가장 취약한 지역으로 꼽힌다. 100만명 이상의 중국인이 아프리카에서 광업이나 굴착, 엔지니어링 일을 하고 있으며 중국에서 유학 중인 아프리카인도 상당수에 달해서다.

대니얼 바우쉬 미국 열대의학 및 위생학회(ASTMH)와 과학 프로그램 수석은 현재 아프리카에 감염자가 있다고 해도 "그것을 감지할 진단 시스템이 있는지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선진국도 안전하지 못하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PC)에 따르면 중국에서 유럽으로 건너오는 감염자의 75%는 유럽에 도착하는 시점에 여전히 잠복기이기 때문에 공항에서의 검사만으로는 감염자를 확인할 수 없다.

다만 현재로선 기민한 보건 시스템을 갖춘 국가에 신종 코로나가 널리 퍼질 가능성은 작다고 밴더빌트대학 의료센터의 윌리엄 샤프너 예방의학 전문가는 밝혔다.

그는 "미국의 모든 의사는 열이나 호흡기 문제가 있는 환자가 온다면 중국에 다녀왔는지, 중국에 다녀온 사람과 접촉한 적이 있는지를 질문할 것"이라며 "만약 그렇다고 하면 곧바로 격리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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